"종단안전구역 밖이라 제한 안 된다 생각"
"둔덕 최초 설계 때 반영…작년 상판 보강"
[무안=뉴시스] 류형근 기자 = 31일 오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에서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와 미국합동조사단이 로컬라이저(착륙유도시설) 둔덕에 올라 조사를 하고 있다. 2024.12.31. hgryu77@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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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연희 정진형 홍찬선 기자 = 전남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2216편 충돌 사고 당시 방위각시설(로컬라이저)과 둔덕이 규정에 맞게 설치됐다고 밝혔던 정부가 적합성을 다시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홍락 국토교통부 공항정책관은 31일 오후 중앙사고수습본부 브리핑에서 무안공항 활주로에 설치된 로컬라이저가 규정에 맞느냐는 질문에 "규정 관계를 다시 검토하고 있으며 확인 후 답변 드리겠다"고 밝혔다.
로컬라이저는 여객기 착륙을 돕는 역할을 하는 안테나의 일종이나, 무안공항에 설치된 설비는 2m 높이의 흙으로 덮인 콘크리트 둔덕 위에 지어졌다. 기체가 활주로를 이탈해 충돌했을 때 부서지기 쉬운 재질이 아니라는 점 때문에 인명피해가 더 커진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국토부는 당초 참고자료를 통해 "무안공항의 로컬라이저와 같이 종단안전구역(199m) 외에 설치되는 장비나 장애물에 대해서는 부러지기 쉬운 받침대에 장착해야 한다는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며 로컬라이저는 규정에 맞게 설치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항·비행장시설 및 이착륙장 설치기준'에 따르면, 종단안전구역은 착륙대 종단부터 최고 90m를 확보하되 240m는 권고기준으로 제시하고 있다. 무안공항의 종단안전구역은 착륙대 종단으로부터 199m다.
그러나 '공항·비행장시설 설계 세부지침'에 따르면 정밀접근활주로에서는 로컬라이저가 통상 첫 번째 장애물이 되기 때문에 이 지점까지 종단안전구역을 연장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다. 활주로 연장사업 중인 현재 무안공항은 한시적으로 비정밀접근활주로지만 평시에는 정밀접근활주로다.
이와 관련해 김 정책관은 규정 관계를 확인하고 있다며 "로컬라이저는 안테나 시설로 봐야 하고 지지대는 비바람에 흔들리지 않게 고정하려고 설치하는 것"이라며 "이게 종단안전구역 밖에 있으니 제한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고 부연했다.
당초 로컬라이저가 종단안전구역 바깥에 있어 규정상 문제가 없다던 종전 입장을 재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한 셈이다. 김 정책관은 무안공항의 종단안전구역 해석에 대해서도 "규정을 볼 때 용어상 'including'(포함) 이나 'up to'(~까지)의 해석이 다르다"며 "이걸 확인하고 답변하겠다"고 말했다.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주종완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이 3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관련 브리핑에 앞서 직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2024.12.31. ppkjm@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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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둔덕도 로컬라이저의 일부로 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일단 방위각 시설 자체는 그 안테나 시설로 봐야하고 지지대가 로컬라이저는 아니다"라고 했다.
기체가 충돌한 무안공항의 콘크리트 구조물이 정확히 언제 지어졌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질문이 집중됐다.
주종완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최초 설계 및 (2007년) 준공 때에도 둔덕 형태로 그 안에 시멘트 지지대가 들어간 형태로 설치됐다"며 "그 뒤에 (작년에) 개량사업을 진행하면서 상부에 약 30㎝ 두께의 콘크리트 상판을 설치해 안전성을 보강했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콘크리트 둔덕이 사고의 인명피해를 더 키웠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가 함께 조사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주 실장은 "콘크리트 구조물이 피해를 더 키웠는지 여부는 사조위에서 가능성을 다 열어놓고 조사할 계획"이라며 "해당 구조물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바로 뒤에 외벽이 있었기 때문에 여러 시나리오가 나올 수 있다. 특정 어떤 분야가 사고 원인이라고 집중되는 것은 현 단계에서는 국토부도 유의하면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사조위 조사단은 사고 현장에서 회수된 블랙박스 중 음성기록장치(CVR)는 자료 추출을 진행 중이다. 연결 커넥터가 분실된 비행기록장치(FDR)는 자료 추출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 사조위와 한미합동조사단은 이날 오후 무안공항 둔덕 등 사고 현장조사를 벌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dyhlee@newsis.com, formation@newsis.com, mani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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