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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3 (금)

태양광 문턱 높이는 미국…'현지생산' 한화솔루션 볕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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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한화솔루션 신재생에너지 부문 실적/그래픽=이지혜


미국이 태양광 사업에서 중국을 넘어 동남아까지 차단한 무역 장벽이 국내 기업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미국 내에서 태양광 발전의 기초단위부터 완제품까지 공급망 일원화를 추진하고 있는 한화솔루션의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미국의 태양광 모듈 수입량은 3.33GW(기가와트)다. 월간 수입량 기준으로 연중 고점을 찍은 지난 5월 5.88GW와 비교하면 43% 감소한 수치다. 동남아를 우회한 중국산 모듈에 대한 미국의 관세 부과가 효과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지난 6월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4개국에서 생산된 태양광 패널에 대한 한시적 관세 면세 조치를 종료했다. 이들 국가는 중국 업체가 태양광 모듈을 조립해 미국에 수출하는 우회로로 여겨져 왔다. 중국 업계의 미국 태양광 시장 점유율은 70% 이상, 유럽에선 9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모듈의 구성 단위가 되는 셀 수입량은 지난 4월 0.71GW로 저점을 기록한 뒤 지난 10월 1.41GW까지 늘어났다. 올해 1~10월 누적 셀 수입량은 10.86GW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하면 281% 증가했다. 동남아 4국 외에 한국, 라오스 등에서의 미국향 셀 수출이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모듈 관세 부과 이후에 셀 수입이 증가한 것을 보면 미국의 태양광 공급망은 여전히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는 미국에서 태양광 밸류체인 수직계열화를 추진하고 있는 한화솔루션에는 좋은 소식이다. 한화솔루션은 미국에서 모듈·셀·잉곳·웨이퍼 등 태양광 밸류체인 전체를 생산하기 위해 총 3조원 이상을 투자해 조지아주 카터스빌에 미국 내 최대 태양광 통합단지 '솔라허브'를 짓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솔라허브가 완공되는 2025년까지 글로벌 태양광 셀 생산량 중 미국 현지 생산 비중을 70%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중국·동남아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에 따라 태양광 모듈 가격이 반등할 것이라는 점도 긍정적이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위원은 "미국이 동남아 4개국으로부터 수입하는 모듈 가격은 이론적으로는 현재보다 내년 80%, 보수적으로는 40~50%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년 하반기부터 한화솔루션 큐셀 부문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했다. 관세로 가격경쟁력이 약화할 수밖에 없는 중국·동남아 제품 대신 현지 생산을 추진하는 한화솔루션 매출이 늘 수 있다는 이야기다.

관건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이후 에너지 정책 변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바이든 행정부의 '그린뉴딜' 폐기를 공언해왔다. 업계에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일부 화석 연료로 회귀할 수는 있겠으나 대중 봉쇄 기조는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하면 IRA(인플레이션감축법)상 투자세액공제 등 일부 정책지원을 축소할 수 있지만 태양광 제품에 대한 반덤핑·상계 관세 등을 활용한 대중국 견제 조치는 더욱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도균 기자 dk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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