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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5 (일)

공모가 밑도는 KB발해인프라, 오버행 우려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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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KB자산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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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2025년 1월 2일 16시 6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지난해 말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한 KB발해인프라투융자회사(KB발해인프라)에 대한 오버행(대규모 물량 매도) 우려가 커지고 있다. KB발해인프라 주가가 이미 공모가를 밑돌고 있어 개인 투자자는 물론 기관 투자자 시름도 깊어질 전망이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KB발해인프라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50원(0.64%) 오른 7810원에 마감했다. 대표 배당주로 꾸준한 사랑을 받은 맥쿼리인프라를 꿈꾸며 지난해 11월 코스피 시장에 입성했지만, 주가는 공모가인 8400원을 7% 넘게 밑돌고 있다.

문제는 내달 KB발해인프라 주가가 여기서 더 하락할 수 있다는 점이다. 청약 과정에서 주식을 떠안은 증권사들의 물량의 보호 예수 기간이 오는 2월까지이기 때문이다. 3월부터는 800억원이 넘는 증권사 보유 물량이 시장에 풀릴 수 있다.

KB발해인프라는 전체 공모액(1600억원) 가운데 60%인 960억원을 일반 청약으로 모집할 계획이었지만, 최종 배정은 134억원에 그쳤다. 미매각 물량(약 826억원)은 주관사(KB증권·대신증권·키움증권) 몫으로 돌아갔고, 주관사단은 3개월간 미매각 물량을 팔지 않기로 했다. 그 기간이 오는 2월이면 끝나는 것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청약 미달로 증권사들이 예상보다 많은 주식을 떠안게 됐다”며 “총액 인수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생각보다 많은 물량을 떠안아 위험이 커진 상황이기 때문에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보호예수가 풀리는 시점에 맞춰 주식을 정리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증권사들이 손실을 감수하면서 일거에 주식을 정리하진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또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이미 손실권이고, 많은 주식을 한 번에 팔려면 (발해인프라) 거래량이 적어 손해가 더 커질 수 있다”며 “다만 8400원이라는 공모가가 강한 저항선이 되긴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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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발해인프라펀드의 운용 자산./ KB자산운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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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 투자자도 오버행 이슈에 노출되는 건 마찬가지다. 이들은 KB발해인프라 주식 보호예수 기간이 6개월로 증권사 보호예수 기간보다 길다. 연기금과 보험사, 은행은 아직 KB발해인프라 주식을 갖고 있다. 상장 과정에서 일부 팔았지만, 5563만7364주를 들고 있다. 금액으로 치면 공모가 기준 4673억원어치다.

국민연금이 865만3702주로 가장 많고, ▲공무원연금(573만5804주) ▲한화생명보험(573만5804주) ▲DB손해보험(573만5804주) ▲사학연금(573만5804주) ▲삼성생명보험(573만5804주) ▲ABL생명보험(573만5804주) ▲농협은행(286만7909주) ▲흥국생명보험(286만7909주) ▲DB생명보험(229만4331주) ▲푸본현대생명보험(172만752주) ▲경남은행(114만7172주) ▲부산은행(114만7172주) ▲현대해상화재보험(57만3593주) 순이다.

한 기관 투자자 관계자는 “기관 입장에서 발해인프라가 비상장 주식일 때는 배당만 잘 나오면 됐지만, 이제는 주가에 따라 실적이 반영돼 주가 하락이 지속되면 장기간 보유하기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KB자산운용 관계자는 “발해인프라의 인프라 자산 펀더멘탈에는 영향이 거의 없어 현 시가 기준으로 연 8%대의 배당률 시현이 가능할 것”이라며 “보호예수가 만료돼도 6월까지 보유 시 반기 배당금 수령이 가능해 주주들도 주식을 보유할 욕구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KB발해인프라는 유료도로와 터널, 철도 등 사회기반시설(SOC)에 주로 투자하는 인프라펀드다. 지난 2006년 국민은행을 비롯한 17개 기관투자가가 1조1900억원을 출자해 조성됐다. KB자산운용이 위탁 운용을 맡고 있다.

현재는 ▲대구-부산간고속도로 ▲남양주 수석-호평간도로 ▲서울 용마터널 ▲부산 산성터널 ▲수원북부외곽순환도로 등 연간 약 1억800만대의 차량이 이용하는 유료도로 자산에 투자해 운용 수익을 배당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을 진행한 결과 경쟁률은 KB증권 0.31대 1, 대신증권 0.4대 1, 키움증권 0.05대 1을 기록했다. 앞서 진행한 기관투자자 수요 예측에서도 참패하며, 공모 물량을 기존 약 2381만주에서 1905만주로 20% 줄였다. 최종 기관 투자자 청약 경쟁률은 3.99대 1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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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귀환 기자(ogi@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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