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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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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태호 JLL코리아 대표 “글로벌 큰손들도 韓 상업용 부동산 노린다… 데이터센터·호텔·임대주택 눈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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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이태호 JLL코리아 대표이사. /김종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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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시작된 상업용 부동산 한파가 지속되고 있다. 2024년 수도권 지역 주거용 시장은 반등 기미를 보였지만 오피스와 물류센터, 리테일, 투자 등 상업용 부동산 섹터의 거래 규모는 2023년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프라임급 자산을 제외한 대부분의 물건이 매수자를 찾지 못해서다. 매도인과 매수인이 가격 눈높이 차이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강남(GBD)과 도심(CBD) 권역 등 핵심 상권에서 대형 오피스 매각이 철회되거나 보류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다만 금리 인하 기조와 함께 도심 임대료 회복세 등에 힘입어 2025년에는 상업용 부동산 투자 시장이 본격적인 회복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데이터센터(IDC), 도심형 물류센터, 임대주택, 호텔 등 섹터에서 거래가 활발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일부 조정되면서 부동산 익스포저가 높은 국내 대기업발(發) 구조조정 매물과 2024년 거래 보류된 물량에 대한 매매도 이뤄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024년 6월부터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 기업 존스랑라살(JLL)코리아를 이끌기 시작한 이태호 대표이사는 “전반적으로 금리 인하 기조가 이어지고 있고, 급속도로 오른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합리적인 수준에서 조정되는 중”이라며 “추가적으로 투자자들이 오피스와 리테일 등을 넘어 새로운 섹터에 대한 니즈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2025년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부정적일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상업용 부동산 투자 업계에서 손꼽히는 전문가다. 그는 글로벌 부동산 자산운용사인 CBRE글로벌인베스터스자산운용에서 9년 동안 한국 대표를 역임한 인물이다. 이전에는 JLL코리아 캐피털마켓 사업부에서 지역 총괄 이사를 맡았다. HMC투자증권(현 현대차증권), ING부동산투자운용 등 국내 및 글로벌 주요 부동산 기업에서도 활동했다.

조선비즈는 최근 이 대표를 만나 2024년 국내 상업용 부동산 투자 시장 현황과 2025년 전망에 대해 물었다.

─2024년까지 경기 침체와 고금리 여파로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침체된 모습을 보였다.

“국내는 전통적으로 상업용 부동산 중 오피스와 물류센터가 제일 큰 시장이다. 2023년 오피스와 물류센터 거래 금액이 각각 11조4000억원, 물류센터가 6조4000억원이다. 2024년 4분기 거래 현황은 아직 집계 중이지만, 3분기까지로 보면 오피스는 10조1000억원, 물류센터는 4조원 수준으로 집계가 된다. 다만 4분기에 돈의문 D타워(9000억원), 여의도 NH농협캐피탈(1400억원) 등을 포함하면 오피스는 23년 물량을 뛰어넘을 것 같고 물류센터는 조금 부족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대동소이한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

─금리인하 등 부동산 투자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만한 거시적인 변화가 있었던 것 같은데.

“사실 2023년 금리가 올라가면서 2024년에는 디스트레스드(Distressed) 거래, 흔히 말하는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하면 들어간다는 전략을 세운 기관들이 있었는데, 생각보다 부실 자산에 대한 거래가 이뤄진 사례가 없었다. 특히 오피스 빌딩과 물류센터는 특정 지역은 내려가고, 또 다른 곳은 아직 버티고 있는 등 가격에 대한 눈높이 차이가 있었다. 그래서 기대보다는 딜 클로징이 느리게 진행된 것 같다. 2025년에는 투자자들이 달라진 금융 환경을 조금 더 활용할 수 있다면 활발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글로벌 투자자들의 국내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는 것 같다.

“코로나 팬데믹 당시 외국계 투자자들이 국내 진출을 사실상 멈췄다. 다만 최근 한국에 대한 니즈가 늘어나는 중이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 중에서도 일본과 호주, 싱가포르, 한국에 대한 관심이 상당하다. 경제적으로 안정적이고 투명성이 높고 투자 환경이 잘 구축된 곳이라는 특징이 있다. 최근 중국이 정치적·경제적 불확실성이 높아지며 투자가 감소 추세고,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일본과 한국이 외국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최근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진출과 투자에 영향을 미칠까.

“경제 주체들은 불확실성을 가장 꺼린다. 상업용 부동산은 주식이나 채권에 비해 유동성이 낮아 급격한 변화를 단기간에 확인하는 것은 어렵지만, 이번 계엄령 및 탄핵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장기화한다면 국내 시장으로부터의 자본 탈출, 주요 임차인인 기업들의 사업 활동 위축 등으로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은 충분히 예상 가능한 일이다. 특히 지금까지의 혼란에서 회복하는 과정이 아직 불명확해 시장 주체들의 의사결정이 일부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전에 비해 경제의 예측 가능성이 높아지고 현 경제 상황에 대한 정치권 전반의 인식이 개선되면서 긍정적인 방향으로의 시장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외국계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지는 섹터가 무엇인가.

“국내 투자자는 대부분 흔히 말하는 코어 자산, 안정적인 현금흐름 창출이 가능한 안정화된 자산에 집중한다. 반면 외국계는 조금 더 수익률이 높은 밸류애드(Value-Add) 전략을 추구했다. 다만 최근에는 요구 수익률이 다소 낮아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투자 대상 자산도 오피스와 물류센터에서 데이터센터, 호텔, 임대주택 등으로 다양화하고 있는 추세다.”

─최근 들어 글로벌 기관이 국내 주거 시장에 진출하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

“주거용 임대시장에 대한 니즈가 특히 강하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이유는 1인 가구가 증가하고, 고령화 등으로 인한 인구구조 변화, 임대주택 공급 확대 등의 정부 정책이 맞물린 결과다. 특히 멀티 패밀리, 스튜던트 하우징, 시니어 하우징 등 리빙 센터 매물을 찾아달라는 요청이 물밀듯이 들어오고 있다. 외국계 투자자들이 기존의 오피스나 리테일 등 다른 상업용 부동산과의 포트폴리오 다각화 필요성을 느끼는 것 같기도 하다. 이는 안정성과 성장 가능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글로벌 투자 트렌드의 연장선이라고 볼 수 있다.”

─향후 국내에서 유망한 상업용 부동산 입지는 어디라고 보나.

“도심(CBD), 강남(GBD), 여의도(YBD), 판교 권역은 한국의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꾸준히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핵심 지역이다. 안정적인 임대 수요와 장기적인 가치 상승, 우수한 인프라, 인재풀 등으로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마곡 지구는 현재 실물 경기가 위축되면서 비용 절감을 위한 임차 수요가 존재한다. 단기적으로 공급 과잉으로 일시적인 어려움을 겪을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 여의도와 상암동, 판교 등과 같이 새로운 업무 지구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안정적인 임대율이 달성될 때까지는 임대료 상승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2025년 상업용 부동산 투자 시장에 대해 전망하자면.

“오피스는 여전히 국내 투자자들에게 선호되는 섹터다. 반면 외국계 투자자들은 물류센터, 데이터센터, 호텔 섹터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데이터센터는 실물 경기 영향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안정성과 성장성을 겸비한 자산이기 때문에 주목을 받고 있다. 그간 호텔은 럭셔리 호텔 위주로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면, 앞으로는 중급(midscale) 호텔에 대한 투자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리빙(Co-living) 등 용도 변경을 고려한 성격의 투자 선호도도 오르고 있다. 다만 해당 섹터들은 오피스나 물류센터에 비해 매물이 적다는 문제가 있다.”

김종용 기자(deep@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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