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말 삼성家 4인 지분평가액 26.5兆…연초比 28.75% 감소
三電 주가 32.23% 하락 ‘직격탄’…外人, 10.5조 순매도
2025년도 三電 전망은 ‘흐림’…‘바닥’ 찍고 반등 여부 관건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 ‘10조클럽’ 가입
이재용(왼쪽부터) 삼성전자 회장,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의 모습. [연합, 신동윤 기자 제작]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등 재계 1위 삼성그룹 일가의 주식 재산 규모가 지난해 10조원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증시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 주가가 30% 넘게 급락한 여파다.
삼성家 4인 주식 재산, 1년 새 4분의 1 넘게 증발
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 종가 기준 이재용 회장, 홍라희 전 관장, 이부진 사장, 이서현 사장 등 삼성가(家) 일가 4인이 보유한 주식의 지분평가액은 총 26조463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연초 37조1425억원과 비교했을 때 28.75%(10조6796억원)나 감소한 것이다. 전체 주식 재산의 4분의 1이 넘는 금액이 작년 한 해 허공으로 사라진 셈이다.
삼성전자 주가가 종가 기준 연중 최고치(8만7800원)를 기록했던 지난 7월 11일 기록한 38조8080억원과 비교했을 때는 31.81%(12조3450억원)나 지분 평가액이 줄었다.
14조7867억원 규모로 작년 한 해를 시작했던 국내 주식 부자 순위 1위 이재용 회장의 주식 지분평가액은 연말 12조269억원으로 18.66%(2조7599억원)나 줄었다.
내로라하는 국내 주식 부자들 가운데 지난해 가장 큰 폭으로 지분 평가액이 줄어든 인물은 홍라희 전 관장이었다. 연초 9조4430억원이던 지분 평가액은 연말 5조4205억원으로 4조225억원(42.60%)이나 감소했다. 주식 부호 순위도 2위에서 3위로 한 계단 내려앉았다.
이 밖에 이부진 사장(6조8150억→4조8330억원), 이서현 사장(6조978억→4조1827억원)의 주식 지분평가액도 뒷걸음질 치면서 순위도 각각 3위에서 4위, 4위에서 6위로 후퇴했다.
삼성가 4인의 주식 지분평가액이 큰 폭으로 감소한 가장 큰 요인으로는 삼성전자 주가의 급락세가 꼽힌다. 작년 한 해 삼성전자 주가는 무려 32.23%(7만8500→5만3200원)나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하락률(9.63%) 대비 3.34배나 더 낙폭이 컸던 셈이다. 468조6279억원에 이르던 시가총액도 작년 마지막 거래일 기준 317조5924억원까지 내려앉았다.
홍라희 전 관장이 보유했던 삼성전자 주식 지분평가액은 2024년 한 해 동안 3조9958억원(9조2083억→5조2125억원)이나 줄었고, 이재용 회장이 보유했던 삼성전자 주식 지분평가액도 같은 기간 2조4646억원(7조6470억→5조1824억원)이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서현·이부진 사장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 지분평가액도 각각 1조8326억원, 1조8084억원씩 줄었다.
[연합]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2025년도 三電 전망은 ‘흐림’…‘바닥’ 찍고 반등 여부 관건
삼성전자 주가 급락세는 외국인 투자자의 ‘엑소더스(대탈출)’가 이끌고 있다고 볼 수 있는 수준이다. 작년 한 해에만 10조5197억원 규모의 순매도세를 보이면서다.
문제는 2025년 을사년(乙巳年) 새해에도 삼성전자 주가가 반등세를 타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분석이 증권가에서 이어진다는 점이다.
새해부터 국내 증권사들은 삼성전자 목표 주가를 일제히 하향 조정 중이다. 이날 대신증권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8만5000원에서 7만8000원으로 8.23% 하향했고, 한국투자증권도 8만3000원에서 7만7000원으로 7.22% 내렸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국내 증권사들의 삼성전자 목표주가 컨센서스도 이날 기준 8만1320원에 불과한 상황이다. 2024년 3분기까지만 해도 목표주가로 ‘10만전자(삼성전자 주가 10만원대)’ 이상을 기대했던 상황과 180도 달라진 분위기다.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 [메리츠금융지주]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신석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탄탄한 고대역폭메모리(HBM), 서버향 메모리 수요에도 불구하고 HBM 양산 일정이 기대보다 지연됐으며, 스마트폰·PC 등 기업·소비자간 거래(B2C) 수요 둔화와 레거시(범용) 메모리 공급 과잉에 따른 반도체 가격 하락이 나타났기 때문”이라며 “2024년과 2025년 영업이익은 각각 33조7000억원, 35조원으로 하향한다”고 분석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모바일, PC 고객사를 중심으로 다시 재고 조정이 시작돼 일반(컨벤셔널) 메모리 수요가 예상보다 낮은 것으로 추정한다”면서 “HBM의 경우 판매 수량은 70% 이상 증가하겠지만, 전체 D램 비트그로스는 저조한 일반 D램 수요로 인해 예상치를 밑돌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삼성전자 4분기 추정치는 매출액 74조 5000억 원, 영업이익 7조 3000억 원으로 컨센서스를 4%, 18% 하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달 출범하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발(發) 관세 리스크 등으로 대외 환경이 악화할 것이란 우려도 삼성전자 주가엔 악재란 평가가 이어진다.
다만, 삼성전자 주가가 악대를 대부분 현재 주가에 선반영했고 올해 하반기부터 실적 회복이 예상되는 만큼 점진적 비중 확대에 나설 것을 권고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가가 역사적 저점에 도달했다”고 설명했고,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분기 영업이익 바닥을 올해 2분기로 예상한다. D램 웨이퍼 수요를 크게 잠식할 엔비디아 B300 공급이 하반기부터 시작될 경우 업황이 ‘겨울’에서 바로 ‘여름’으로 직행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봤다.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 ‘10조클럽’ 가입
삼성가 일가 4인의 주식 재산 감소세가 뚜렷했던 가운데, 지분평가액 증가세로 투자자들의 이목을 끈 대표적인 인물은 조정호 메리츠금융그룹 회장이다.
조정호 회장의 연초 5조7769억원 수준이던 지분평가액은 연말 10조1657억원으로 4조3888억원(75.97%)이나 늘었다. 이재용 회장과 함께 ‘10조클럽’에 이름을 올리며 국내 주식 부자 순위 2위에 올라선 것이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조정호 회장은 이재용 회장과 더불어 ‘세계 500대 부호’ 명단에도 올랐다. 이재용 회장은 331위, 조정호 회장은 408위였다.
조정호 회장이 보유한 메리츠금융지주는 지난해 정부가 추진했던 증시 부양책 ‘밸류업 프로그램’의 최대 수혜주 중 하나로 꼽힌다. 메리츠금융지주는 강력한 주주환원 정책을 추진하면서 투심을 자극했다. 올해 9월 말 기준 3개년 누적 총주주수익률(TSR)은 44%로 국내 손해보험사 평균인 19%보다 월등히 높았다. 작년 연초 5만9100원이던 메리츠금융지주 주가도 연말엔 10만4000원까지 치솟았다.
국내 주식 부자 순위 8위를 기록한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도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연초 1조53억원이던 지분평가액은 연말 3조1588억원으로 늘면서다. 증가율은 214.21%(2조1535억원)에 달했고, 2023년 말 25위였던 주식 부호 순위도 17계단이나 뛰었다.
한편, 국내 주식 100대 부호들의 지분평가액은 2024년 1조7306억원 감소(111조1155억→109조3850억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