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바이든의 마지막 선물... 우크라에 25억달러 추가 안보지원 약속

임기 20여일 남기고 '선물 보따리'
미군 비축분 무기 우크라군에 제공
트럼프는 우크라 지원에 회의적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왼쪽)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022년 12월 21일 백악관에 도착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환영 인사를 받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침공 이후 301일째 되는 이날 해외 국가로는 처음으로 미국을 전격 방문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퇴임을 20일가량 남겨두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규모 안보 지원을 다시 한 번 약속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우크라이나 국민이 러시아 침략으로부터 독립과 자유를 계속 수호하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에 대한 약 25억 달러(약 3조6,900억 원) 규모의 안보 지원을 발표하게 돼 자랑스럽다"며 "미국은 내가 임기를 마칠 때까지 전쟁에서 우크라이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지원금 절반을 미군 보유 중인 비축분 무기를 우크라이나군에 지원하는 데 사용하고, 나머지 반은 우크라이나 안보지원 이니셔티브(USAI) 패키지에 제공할 예정이다. USAI 패키지는 우크라이나 방어력을 높이기 위한 훈련과 장비, 자문뿐 아니라 사이버 방어 및 전략 커뮤니케이션 등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가능한 한 빨리 많은 지원을 계속 제공하도록 지시했다"며 "겨울로 접어드는 우크라이나를 위해 수십만 발의 포탄과 수천 기의 로켓, 수백 대의 장갑차를 제공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노력을 바탕으로 우크라이나 역량이 강화돼 전장에서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며, 장기적으로 방공과 포병 및 기타 중요한 무기 시스템도 공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4월 미국 의회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608억 달러(약 90조 원)규모 지원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는 7월 23억 달러, 10월 4억2,500만 달러에 이어 이달 초 10억 달러 규모 등 수차례에 걸쳐 군사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현재까지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군사 지원은 총 614억 달러(약 91조 원)에 달한다.

바이든 대통령이 퇴임 직전까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에 열을 쏟는 이유는 후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에 대한 회의적인 입장을 공공연하게 드러내왔기 때문이다. 트럼프 당선자는 선거 과정에서 "취임 24시간 내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것"이라고 발언하는 등 조기 종전을 주장하고 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