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30년 지기’로 알려진 브라이언 발라드 발라드 파트너스 회장. 발라드 파트너스는 일본 정부와 계약을 맺고 있는 미국 대표 로비기업 중 하나다. 사진은 발라드 대표가 지난 9월 방한 했을 당시 모습. [이상섭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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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은 무역 상대국이 공정무역과 상호번영에 의지를 보일 경우 10% 관세에 대한 면제를 제공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과 ‘30년 지기’인 브라이언 발라드 ‘발라드 파트너스’ 회장은 지난달 31일 헤럴드경제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모든 미국 수입품에 보편관세 10%를 부과할 가능성이 높다”며 “트럼프 당선인은 공평한 무역관계에 중점을 두고 있어 이에 대한 의지를 피력하면 집권 1기때처럼 관세 면제에 대한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발라드 회장이 이끌고 있는 ‘발라드 파트너스’는 미국 워싱턴 D.C.를 비롯해 전 세계 16곳에 거점을 둔 미국의 유력 로비업체다. 일본 정부를 포함해 일본제철, 틱톡, 아마존, 구글, 바이엘, GM 등 500여 고객사를 보유하고 있다. 발라드 파트너스를 이끌고 있는 브라이언 발라드 회장은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플로리다주 트럼프 후보의 선거모금책을 맡는 등 트럼프 당선인과 30년 넘게 교류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발라드 회장은 2017년 트럼프 1기 취임식 부위원장과 인수팀 재정위원회 위원을 역임했으며 미 공화당 전국위원회 재정위원장으로도 활동했다. 2024년 대선 캠페인 모금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2018년 발라드 회장을 “트럼프 정권에서 가장 강력한 로비스트”라고 평가했다.
‘관세’ 통한 미국 우선주의 두축…“동맹은 강화, 적(敵)은 고립”
[헤럴드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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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라드 회장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1기 때와 어떻게 다를지에 대해 “관세와 대(對)중국 정책에 보다 강경한 입장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바이든 정부가 트럼프 1기의 관세정책을 대체로 유지하며 그 효과에 대한 합의를 나타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며 “이는 트럼프와 의회가 필요할 경우 관세 사용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발라드 회장은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방식은 관세를 보호 도구이자 공정한 무역협상을 촉진하는 수단으로 여긴다”며 “미국의 무역적자를 줄이는 것이 트럼프 정부의 핵심 우선순위로 남을 것”이라고 말헀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외교정책에서 중국 및 다른 적대국과 경쟁하기 위해 두가지 전략, 즉 ‘동맹을 강화하고 적을 고립시키는 것’을 취할 것”이라고 짚었다.
“트럼프, 한국 정치위기 언급 안했지만 ‘안정·경제협력’ 관점서 예의주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플로리다 팜비치에 위치한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새해 전야 파티에 참석한 모습. [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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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라드 회장은 한국의 비상계엄·탄핵 정국과 관련해 “트럼프 당선인은 지금의 한국상황에 대해 공개 발언을 하지 않았지만, 무역과 국제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안정과 경제협력 관점에서 상황을 예의주시 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 가장 절실한 것은 미래에 올 기회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한국 정부가 탄핵 절차를 마무리하고 정치적 혼란을 안정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발라드 회장은 한국의 탄핵정국 장기화에 따른 리더십 공백에 대해 “미국에 새 정부가 출범할 때는 소통채널을 구축해 워싱턴에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능력이 필수”라며 “(정상간 회담이 힘들다면) 한국 기업과 정부 관료가 가능한 한 빨리 채널구축을 시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그는 “한국의 차기 지도자가 무역에서 군사협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에 대해 트럼프 당선인 그리고 미 정부와 교류를 가질 가능성이 높다”며 “리더십 안정성을 통해 한국의 외교적 목표를 전략화하고 조정해 미국과 보다 효율적으로 교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미국의 대북·대중 정책에 핵심 동맹국…‘패싱’ 가능성 낮아
발라드 회장은 한국의 ‘사령탑 부재’ 속에 외교와 통상분야에서 한국이 패싱될 우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트럼프가 한국과의 생산적 관계를 유지하는 것을 우선시해 안보 및 무역문제에서 한국이 핵심 파트너로 남도록 할 가능성이 높다”며 “트럼프 정부가 북한이나 외교, 무역과 같은 핵심 문제에서 한국을 완전히 우회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발라드 회장은 “한미동맹은 지역 안보에 중요하고 미국이 북한과 중국을 다루는데도 중요하다”며 “동아시아에서 한국의 전략적 중요성은 북한이나 역내 안정과 관련한 중요한 결정을 할 때 미국이 한국과 협의해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치와 정책이 불확실한 시기임에도 한미동맹은 계속 성장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북한에 대해서는 지난달 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강경 대미 대응전략’을 천명한 점에 주목했다. 발라드 회장은 트럼프 당선인이 “역사적으로 적대국과의 대화에서 물러선 적이 없다”며 “미국은 북한이 역내 안보 불안을 야기시키는 것과 관련해 한국과의 강력한 동맹을 중시해 왔다”고 강조했다.
방위비 재협상땐 韓기업 미국 투자·미국제품 시장개방 등 협상카드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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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라드 회장은 트럼프 2기 보호무역주의가 심화할 것이란 우려에 대해서는 “트럼프 행정부는 초반 관세를 사용해 특정국가의 무역 불균형을 해결하려 할 것으로 확신한다”며 “입법이나 행정조치를 통해 이를 시행할 다양한 방법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발라드 회장은 “트럼프는 미국의 제조업을 보호하고 무역적자를 줄이는 데 주력할 것”이라며 “보편 관세 10% 부과 가능성이 높으며 트럼프 첫 임기와 유사한 관세 면제가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 트럼프 1기 당시 수입 철강에 25% 관세를 부과한다고 했지만 한국은 수입량 쿼터(할당량)를 조정해 관세를 면했다.
‘안보 대 안보’ 협상 뿐만 아니라 안보와 경제협력을 포괄한 다각적인 협상 가능성도 내비쳤다. 그는 미국의 주한미군 방위비 재협상이 현실화 할 경우 한국의 협상 카드에 대한 질문에 “한국 기업이 미국에 투자하고 미국으로 일부 사업의 생산시설을 이전하는 가능성과, 한국 정부가 미국 제품에 시장을 개방하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확대를 제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보와 무역 협상에서도 한국의 미국경제 기여도에 방점을 찍을 것이란 분석이다.
발라드 회장은 “트럼프의 목표는 동맹국을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국가에 유익한 균형 잡힌 협정을 만든 것이라고 강조한다”며 “초반 관세를 통해 무역적자를 바로잡으려 하겠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양한 국가와 명확하고 건설적인 협정을 수립해 투명하고 상호 이익이 되는 무역환경을 조성할 것이라 믿는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바이든과 반도체산업 공감대…삼성·하이닉스 보조금 철폐 힘들 것
지난해 11월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과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다. [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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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발라드 회장은 바이든 정부가 칩스법에 기반해 한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확정한 반도체 보조금을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철폐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발라드 회장은 “트럼프가 칩스법 보조금을 줄이거나 없앨지는 불확실하다”면서도 “트럼프가 반도체 산업에 대해 바이든과 비슷한 의견을 공유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미국 반도체 제조에 대한 투자 보조금을 철폐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지만, 중국 반도체 산업을 지원하는 기업에 압박을 심화할 가능성은 크다”고 했다.
이에 따라 “미국 제조업 강화를 위해 미국에 투자한 한국 기업은 트럼프의 호의를 받을 가능성 높지만, 중국과 미국 반도체 산업에 모두 기여하는 국가는 어느 시장에 진출할 지 선택해야 할 입장에 놓일 수 있다”고 발라드 회장은 지적했다.
對中 고율관세 기정사실화…‘불공정 관행’ 중국업체 고강도 압박 나설듯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5년 신년사를 하고 있다. 신년사에서 시 주석은 “현재 경제의 운영은 일부 새로운 상황에 직면했고, 외부 환경에 불확실성이라는 도전이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신년사 배경에 만리장성과 중국 국기가 크게 보여지는 등 애국심을 강조했다.[신화통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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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갈등 심화와 관련해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대중(對中) 강경파’인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플로리다, 공화당)과 마이클 월츠 하원의원(플로리다, 공화당)이 각각 국무장관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지명된 것을 상기했다. 트럼프 2기 중국에 대한 미국의 고강도 압박이 예상보다 더 심해질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발라드 회장은 “트럼프 당선인이 중국과의 정상무역 관계를 철회하고 중국 상품에 60% 고율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내놨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불분명 하지만 트럼프는 불공정 무역 관행에 연루된 중국 기업에 대한 압력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트럼프 당선인은 중국 자동차업체가 멕시코로 생산시설을 이전해 미국으로 덤핑하는 관행에 대해 200%의 최고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발라드 회장은 “트럼프는 중국과 새로운 무역협정을 추진할 수 있지만, 먼저 중국에 이전 약속을 이행하도록 할 것”이라며 “중국 경제가 약화함에 따라 중국산에 의존하는 기업에 명확성을 제공하는 새로운 거래가 체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韓기업 미국내 로비활동 “장기적인 관계 중요”…공공업무 공략해 정책입안자 교류 넓혀야
한국 정부와 기업의 미국내 로비활동에 대해서는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발라드 회장은 “일본을 포함한 여러 국가의 로비전략에서 배울수 있는 교훈은 ‘장기적인 관계의 중요성’”이라며 “연방 및 주정부에 지속적인 목소리를 내서 효과적인 지지 캠페인을 벌이는 것은 시간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회사나 조직이 정부 업무팀과 건설적인 관계를 발전시키고 장기간 그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이를 통해 기업들이 자체 네트워크와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으며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들의 당면과제가 간과되는 것을 막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발라드 회장은 한국기업의 미국내 로비활동에 대해 “강력한 공공업무 전략을 보완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정부는 연방정부 로비에 집중하고, 기업은 주정부를 타깃으로 삼아야 한다”면서 “한국기업은 미국내 주요 이해관계자들과 견고한 관계를 형성하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발전시키기 위해 강력한 공공업무 전략을 꾀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사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필요에 따라 특정 문제에 대해 대중 교육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부연 설명했다.
발라드 회장은 “여론과 정책은 상호 보완적이므로 정책 입안자의 참여를 촉진할 수 있다”면서 “공공 정책 이니셔티브를 로비전략에 통합함으로써 한국기업은 정책 입안자들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브라이언 발라드 회장은 누구?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브라이언 발라드 발라드 파트너스 회장이 비공개 행사에 참석해 나란히 앉아 있는 모습 [publicintegrity.org 캡처] |
브라이언 발라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30년 인연으로 유명한 로비스트다. 플로리다 주에서 태어나 플로리다대 경영학 학사와 법학 박사를 받았다. 발라드는 트럼프가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를 매입한 몇 년 후 트럼프의 저서 ‘거래의 기술(The Art of the Deal)’을 읽고 편지를 주고받은 것을 계기로 트럼프와 가까워졌다. 이후 트럼프의 로비스트로 활동하면서 2016년, 2024년 미국 대선 캠페인 모금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2016년 트럼프 당선 후 트럼프와의 인연을 바탕으로 아마존, 우버 등 빅테크 기업을 비롯해 일본, 튀르기예, 카타르와 같은 정부에서도 그를 고용하며 유명세를 얻었다. 현재는 전 세계 16개곳에 거점을 두고 있는 로비업체 발라드 파트너스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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