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항공 불안감도 확산
제주 여행 상품에도 불똥
“위약금 어쩌나” 속 태우기도
30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여행사에 연말연시 여행을 계획했던 시민들의 취소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실제로 여행사마다 참사 발생 하루 만에 수백건의 일정이 취소됐고, 신규 예약은 뚝 끊겼다.
특히 탑승 예정인 여객기 기종이 B737-800은 아닌지 확인하는 문의가 크게 늘었다. 6시간 이하의 단거리 노선에서 주로 운항하는 B737-800은 국내 LCC들이 가장 많이 보유한 기종이다.
직장인 B씨(33)는 “제주항공을 이용해 친구들과 인도네시아 발리에 다녀오려 했는데 사고 소식을 듣고 바로 항공권을 취소했다”며 “모처럼의 휴양 계획이 틀어져 아쉽지만 무서워서 못 타겠다”고 말했다.
국내 유명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해외여행을 가도 되는지 불안해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내년 2월 인천에서 바르셀로나로 가는 4인 티웨이 항공권을 예약했다는 한 누리꾼은 “지금 취소하면 위약금을 70만원이나 내야 하는데 LCC라 안전 문제가 걱정”이라며 “그간 티웨이항공의 사건·사고(브레이크 결함으로 인한 비행 거부 기장 징계 등)가 생각나 다른 항공권으로 갈아탈까 한다”고 말했다.
다른 커뮤니티 게시판에서는 올해 초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온 ‘제주항공 타지 마라’는 제목의 “요즘 툭하면 엔진 결함이다. 언제 떨어질지 모른다”는 글이 공유되기도 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항공기 결함이 생기면 대형 항공사는 빠르게 대체편을 마련하는데 LCC는 그러지 않아 문제”라고 꼬집었다.
내년 3월 무안공항을 통해 부모와 함께 태국 방콕 여행을 다녀오려 했다는 직장인 C씨(35)는 “사고 소식을 듣자마자 여행 계획을 취소했다”며 “연말 여행에 나선 일가족 비극을 접하니 어떻게 마음을 추슬러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여행업계는 고객들의 예약 취소가 줄을 잇자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무안공항의 경우 다음달 1일까지 폐쇄되는 만큼 출발·도착 비행편은 없는 상태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기존 무안공항 출발·도착 항공편을 인천, 부산, 대구 공항으로 변경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나투어는 다음달 10일까지 출발 예정인 제주항공편 상품의 경우 취소 수수료를 면제하기로 결정했다. 항공권은 물론 패키지 여행에 포함된 현지 호텔 숙박과 행사 등의 취소 수수료도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 같은 일정의 다른 항공사 상품으로 변경할 때도 취소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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