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1.02 (목)

2024년 마지막 거래일, 항공·여행주 하락…코스피 -10% 세계 꼴찌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앙일보

2024년 증시 폐장일인 3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 전광판에 증시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공항 여객기 참사로 항공주 전반이 내려앉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0일 제주항공은 전 거래일보다 8.65% 하락한 7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제주항공 최대주주인 AK홀딩스도 하루 만에 주가가 12.12% 주저앉았고, 계열사인 애경산업(-4.76%), 애경케미칼(-3.8%)도 일제히 하락했다.

여행심리가 전반적으로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에 항공업계 대장주인 대한항공(-3%)을 포함해 티웨이항공(-3.23%) 진에어(-2.83%) 하나투어(-2.16%) 참좋은여행(-5.59%) 노랑풍선(-2.02%) 등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반면 제주항공과 같은 저비용항공사(LLC)인 에어부산은 2013년부터 10년 이상 사고가 없던 것으로 주목받으며 오히려 주가가 3% 이상 상승했다.

올해 국내 증시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이날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0.22% 떨어진 2399.49에 장을 마감하면서 2400선이 다시 깨졌다. 이날 코스피는 기관투자자의 저가 매수세에 장중 2400대를 회복했지만, 폐장을 앞두고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 물량이 대거 나오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결국 코스피는 비상계엄(12월3일) 사태 이전인 이달 초(12월 2일, 종가 기준 2454.48)보다 떨어지면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6년 만에 처음으로 월간 등락률이 6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찍었다. 코스닥 지수는 이날 1.83% 오른 678.19에 폐장했다.

내수 부진과 수출 둔화, 국내 반도체 회의론에 좀처럼 오르지 못했던 국내 증시는 비상계엄 사태로 치명타를 맞았다는 평가다. 트럼프 2기 정책 리스크에 탄핵 정국으로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짙어지자 원화가치가 연일 급락했고, 투자 심리도 급격히 식었다. 이날 달러 당 원화값은 주간거래 종가 기준 1472.5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5원 내리면서(환율 상승) 1500원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의 올해 연간 수익률은 각각 -10.1%와 -22.8%를 기록했다. 만약 연초에 1억원을 코스피에 투자했다면 8987만원, 코스닥 지수에 투자했다면 7716만원으로 두 시장 모두 돈을 잃었다는 뜻이다.

중앙일보

차준홍 기자



블룸버그가 집계하는 아시아태평양 19개 국가의 73개 지수 중 코스피는 1년 수익률 65위, 코스닥 지수는 73위 꼴찌로 최하위권이었다. 코스피보다 연간수익률이 낮은 지수는 KRX100·코스피100·코스피150 등 국내 지수를 제외하면 인도네시아 LQ45, 방글라데시 DSEX 지수 정도였다. 중국 상하이종합주가지수, 일본 닛케이, 홍콩 항셍지수, 대만 자취안(가권)지수 등이 모두 두 자릿수의 수익률을 낸 것과 대조적이다. 같은 기간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25.89%, 나스닥종합주가지수는 33.56% 상승했다.

중앙일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근처 월스트리트 표지판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코스피의 굴욕은 국내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 주가에 그대로 드러났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11일 장중 8만8000원을 기록했지만, 11월 14일 장중 4만9900원까지 하락하며 4년 5개월 만에 ‘4만전자’로 추락했다. 삼성전자는 자사주 10조원을 매입하겠다고 밝혔지만 좀처럼 주가를 회복하지 못하며 결국 올해 마지막 거래일에도 5만3200원에 폐장했다. 올해 수익률은 -33.17%다.

증시 부진에 투자자들은 앞다퉈 ‘국장’(한국 주식시장)을 탈출하는 모양새다. 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투자자가 순매수한 금액은 지난해 15조원에서 올해 2조4000억원으로 큰 폭으로 감소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7월까지는 24조원을 순매수했지만, 8월부터 순매도로 전환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관투자자는 올해에만 유가증권시장에서 20조3300억원 어치를 팔면서 작년(4조9300억원)보다 순매도 규모를 늘렸다.

개인투자자들의 ‘자산 이민’도 본격화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초부터 지난 27일까지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미국 주식을 총 107억7400만 달러(약 15조849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지난해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미국 주식을 28억2600만 달러(약 4조1610억원)어치 순매도한 것에서 완전히 분위기가 역전됐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