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제주항공 참사]무안공항은 주변에 갯벌과 습지 등으로 철새들 많아
전문가 "조류 서식지와 공항 입지 비슷…퇴치기법 강화해야"
30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소방대원들이 전날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충돌 폭발 사고 잔해를 수색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12.30/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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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지난 29일 발생한 무안 제주항공 참사에서 해당 항공기 기체 결함 원인으로 버드스트라이크(조류충돌)가 유력하게 지목되면서 공항 입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철새 도래지 인근 공항은 신중하게 건설해야 한다는 의견과 조류 출몰은 자연현상이기에 조류 퇴치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30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사고가 발생한 전남 무안공항은 철새도래지 인근에 자리 잡고 있다. 전남 무안군 현경면, 운남면에서는 매년 1만 2000여 마리의 겨울 철새가 관찰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무안군 내에서 가장 큰 철새도래지인 창포호가 인근에 있고 바다인 청계만도 가깝다. 이 지역에는 113.34㎢의 무안갯벌습지보호구역 등이 조성돼 있다.
무안국제공항 활주로 확장 사업 당시 환경영향평가에서도 "사업지구 및 인근 지역은 멸종위기종을 비롯한 다양한 조류가 확인되고 있다"고 지적됐다.
실제로 무안공항은 2019년부터 올해 8월까지 국내 14개 공항 중 항공기 운항 1만 편당 9건의 조류 충돌 발생으로 발생률(0.09%)이 가장 높은 공항으로 나타났다. 김포공항은 0.018%, 제주는 0.013%, 김해는 0.03%로 무안공항보다 낮은 발생률을 보였다.
이번 참사로 역시 인근에 조류 출몰이 잦은 전북 새만금 국제공항, 부산 가덕도 신공항, 제주 제2공항 등 추진 중인 신공항 건설 계획에도 차질이 발생하지 않을지 이목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조류 충돌 발생 위험이 높은 지역에는 공항을 짓지 말거나 신중하게 진행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공항 입지가 개활지로 인근에 바다나, 강 등이 자리 잡아 철새들이 휴식과 먹이활동을 하기 좋은 곳이기에 철새 퇴치를 더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린다.
손원배 초당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한국의 공항 입지를 보면 일단 바닷가, 강, 호수 등을 끼고 있는 공항들이 대부분이다"라며 "이런 이유에서 철새도래지가 반드시 그 주변에 있고 이러다 보니 철새 군집들이 이동경로상 공항 근처를 돌아다닐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런 이유에서 현재 공항에서는 총을 쏘는 엽사, 음향 등을 활용해 항공기 이착륙 시 조류를 퇴치하고 있는데 레이저빔이라든지 하는 한층 과학적인 방법으로 조류 퇴치를 강화하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정윤식 가톨릭관동대학교 항공운항학과 교수도 "김포공항은 24시간 조류 경보가 발생할 만큼 조류 출몰이 낮은 공항이고, 인천공항이든 부산 가덕도 신공항이든 근처에 다 철새들이 많이 돌아다닌다"며 "조류 출몰을 이유로 공항 건설에 제한을 두기보다는 어떻게 근처의 조류들을 잘 쫓아내야 할지에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아울러 "조류 출몰이 잦은 공항에서는 복행 가능성이 높으니, 추가 연료를 조금 더 늘린다든지, 조류 퇴치 인원을 더 충원하는 등의 방법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토교통부도 조류 충돌과 관련해 국내 공항을 점검하고 신공항 건설에서도 이전보다 더 꼼꼼하게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그간 조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이나 노력이 있었는데 다시 한번 점검하고, 다른 공항에 대해서도 부족한 부분이 있는지 면밀하게 점검할 계획"이라며 "신공항 진행되는 것에 대해서도 조류 문제를 더욱 꼼꼼히 살펴보고 전문가와 함께 추가 보완 방안 있는지 강구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d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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