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제주항공 참사] 20대 연인 "그냥 지나치면 후회할 것 같아"
2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에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시민분향소'가 마련돼 희생자를 애도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2025.1.2/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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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뉴스1) 남승렬 기자 = 대구 동성로에 2일 사망자 179명이 발생한 전남 무안국제공항 여객기 사고 희생자를 추모하는 공간이 생겼다.
대구시가 지난달 31일 달서구 성당동 두류공원 안병근올림픽기념유도관에 설치한 관(官) 주도의 합동분향소가 아닌 시민단체 등 민간 차원에서 마련한 시민분향소다.
시민분향소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구백화점 앞 광장에 마련돼 일반 시민들의 조문을 받고 있다.
젊은 층 유동 인구가 많은 동성로 특성상 조문객은 청소년층이나, 20대들이 주를 이뤘다. 자녀와 길을 걷던 가족 단위 조문객도 눈에 띄었다.
슬픔에 잠긴 눈으로 분향소를 한참이나 응시하던 20대 연인 이동성 씨(24)와 최민정 씨(25·여)는 헌화하고 묵념을 마치고서도 자리를 한참 동안 뜨지 않았다.
이 씨는 "사고 뉴스를 접했을 때 믿어지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큰 비행기 사고가 일어날 줄 생각도 못 했다"며 "조문할지 좀 망설였지만, 안 하고 그냥 지나치면 후회하고 아쉬워할 것 같아 (조문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20대 연인은 "숨진 분 중에 우리와 같은 20대도 있을 텐데, 남의 일 같지 않다"며 "희생자분들 모두 하늘나라에서는 아프지 말고 편히 잠들길 바란다"고 했다.
시민들이 포스트잇에 자발적으로 적은 추모 메시지도 시간이 지날수록 추모 게시판을 빼곡히 채웠다.
시민들은 희생자들을 향해 "아픔 없는 곳에서 편히 쉬세요", "그곳에서는 아프지 마시고 사랑하는 이들과 영원히 함께하시길 바라요"", "너무 죄송합니다"라는 등의 메시지를 남겼다.
'윤석열퇴진 대구시국회의' 등이 설치한 이 시민분향소는 오는 4일 오후 3시까지 운영될 예정이다.
'윤석열퇴진 대구시국회의'가 2일 오후 대구 동성로 옛 대구백화점 앞 광장에 마련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시민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헌화하고 있다. 2025.1.2/뉴스1 ⓒ News1 남승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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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해 12월 29일 오전 9시3분쯤 승객과 승무원 등 181명이 탑승한 방콕발 제주항공 여객기가 전남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 착륙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했다.
여객기는 방콕에서 출발해 오전 8시30분 무안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던 제주항공 7C2216편이다.
여객기는 조류 충돌로 추정되는 고장으로 랜딩기어가 미작동하면서 활주로에 동체착륙했고, 속도가 줄지 않은 채 공항 외벽에 충돌하며 폭발했다. 이 사고로 승무원 2명을 제외한 179명이 사망했다.
정부는 전남 무안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오는 4일 자정까지 국가애도기간을 운영 중이다.
pdnam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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