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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2 (목)

“정비 철저했다”는데…하루새 랜딩기어 문제 반복[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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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발생한 29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참사 현장에서 119구조대원들이 야간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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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9명이 사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하루 만에 제주항공의 같은 기종 여객기가 랜딩기어(비행기 바퀴) 이상으로 정상 운항하지 못하고 회항했다. 제주항공은 사고기가 철저한 안전점검과 정비를 받아왔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하루 사이 동일한 문제가 반복되면서 불안감과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30일 제주항공 설명을 종합하면 이날 오전 6시37분 김포공항에서 출발한 제주행 제주항공 7C101편은 이륙 직후 계기판에 랜딩기어 이상이 감지됐다. 기장은 즉각 회항을 결정했고 오전 7시25분 김포공항에 착륙했다. 착륙 시에는 랜딩기어가 정상적으로 작동해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았다고 제주항공은 전했다.

송경훈 제주항공 경영지원본부장은 이날 오전 서울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이륙 직후인 오전 6시57분 랜딩기어에 이상이 있다는 신호가 감지됐다”며 “기장이 즉시 통제센터와 교신해 계기를 조작한 결과 (랜딩기어가) 정상 작동이 됐지만 안전점검이 필요하다는 기장의 판단으로 회항했다”고 설명했다.

제주항공은 안전점검을 위해 항공기를 교체했고, 이 비행편은 오전 8시47분 다시 제주로 출발해 9시39분 도착했다. 승객 21명은 불안하다는 이유 등으로 탑승을 포기했다.

랜딩기어는 비행 안전과 직결된 필수 장치로, 안전한 이착륙을 보장하고 비상 착륙 시 충격을 완화해준다. 전날 참사에서는 랜딩기어 3개가 모두 작동하지 않아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날 회항한 항공편에 투입된 여객기는 보잉의 B737-800으로 전날 참사가 벌어진 기종과 같다. 제주항공은 보유 항공기 41대 중 39대를 이 기종으로 운영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사고 후 항공기 점검과 정비를 계획에 맞춰 철저히 진행하고 있다는 점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제주항공에 따르면 사고기는 운항 600시간마다 유압계통 등을 점검하는 A체크를 지난 20일 마지막으로 마쳤다. 당시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기가 사고 전 48시간 동안 13차례나 운항하며 공항에 체류하는 시간이 짧았다는 점에 대해 송 본부장은 “출발·도착 전 점검은 육안으로 동체에 문제가 있는지 등을 확인하는 정도이며 여기서 문제가 생기면 정비를 하는 것”이라면서 “모든 항공기에 대해 정해진 계획에 따른 정비를 철저히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잦은 비행이 기체 피로도를 높일 수 있지 않느냐는 지적에는 “미주·유럽 등 긴 노선을 운항하는 항공기가 아니라 이·착륙 횟수가 상대적으로 많을 수는 있다”면서도 “이 부분이 기체 피로도를 높일 가능성은 다시 체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제주항공에 항공안전감독관 3명을 급파해 해당 기종의 안전성, 안전운항체계 준수 여부 등을 살펴봤다. 국토부는 또 국내에서 운용되는 B737-800 기종을 대상으로 전수 특별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전날 유럽에서도 제주항공 사고기와 동일한 기종의 여객기가 비상착륙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외신에 따르면 B737-800 기종의 KLM 여객기가 지난 28일 182명을 태우고 노르웨이 오슬로 가르데르모엔 국제공항에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향해 이륙하던 중 유압장치 고장으로 추정되는 기체 이상으로 오슬로 토르프 산데피요르드 공항에 비상착륙했다. 여객기는 활주로를 벗어나 풀밭에서 멈춰섰고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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