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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1 (수)

이슈 세계 속의 북한

파병 북한군 '죄수부대'였나…"죄 지었지만 조국이 새 기회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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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특수전사령부(SOF)는 텔레그램에서 북한 병사를 생포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SOF 텔레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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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한 북한 병사들의 사상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참혹한 전황이 드러나고 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27일(현지시간) 지난 7~8일간 북한군 사상자가 1000명 넘게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선에 배치된 북한군 병력 1만1000여명 중 약 10%에 달하는 수치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소셜미디어(SNS)에서 북한군 사상자가 3000명을 넘어섰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가 내놓은 추정치는 1100명이다.

이처럼 단기간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한 원인은 북한군의 재래식 전술에 있다. 커비 보좌관은 "북한군이 쿠르스크에 있는 우크라이나군을 향해 대규모로 돌진하는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며 "이러한 인해전술은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다. 사실 이러한 전술이 북한군에 막대한 사상자를 초래했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파병된 북한군 일부가 범죄자 출신이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28일 우크라이나 특수전사령부(SOF)는 사망한 북한군 하급병사 정경홍의 일기를 공개했는데, 그는 일기에서 "소대 주임상사로 진급할 기회라는 축복이 주어졌지만 당의 사랑도 저버리고 최고사령관 동지에게 배은망덕한 짓을 저질렀습니다"라며 "제가 저지른 죄는 용서받을 수 없지만 조국은 나에게 인생의 새로운 기회를 줬습니다"라고 적었다.

편지 말미에는 "이곳에서 승리하고 조국으로 돌아가면 어머니 당에 청원할 것"이라고 적혀 있었다. 병사들이 파병 대가로 사면이나 감형을 약속받았을 수 있다는 얘기다. 우크라이나군은 "편지 내용에 따르면 북한은 단순한 병사가 아닌 엘리트 전투원을 러시아에 파병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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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우크라이나 특수전사령부(SOF)는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사망한 북한군 하급병사 정경홍의 일기를 공개했다. 사진 SOF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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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감시 받는 노예"…추가 파병 가능성도



한국과 우크라이나 당국은 북한의 특수부대 '폭풍군단'이 파병 부대의 주축이라고 보고 있다. 최정예로 꼽히는 폭풍군단은 강한 세뇌 교육이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경홍의 일기에서도 "이번 작전에서 나는 대오의 맨 앞에 달려갈 것", "목숨을 바쳐서라도 최고사령관 동지의 명령을 무조건 철저히 따를 것"이라는 등 세뇌의 정황이 드러났다.

커비 보좌관은 "북한군은 매우 강하게 세뇌된 것으로 보이며 무모한 공격이 분명함에도 계속하고 있다"며 "북한군이 포로로 잡힐 경우 항복 대신 자살을 택한다는 보고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되는 경우 북한에 있는 가족이 보복당할까 봐 두려워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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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7일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의 모습이라며 공개한 영상.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전사한 북한군의 얼굴을 소각한다고 주장했다. 사진 젤렌스키 텔레그램 캡처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북한군의 신원을 감추기 위해 숨진 병사들의 얼굴을 불태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텔레그램에서 공개한 영상에는 산속에서 시신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불타고 있는 것이 포착됐다.

우크라이나 군사정보국 안드리 유소프 대변인은 북한군이 전장과 병원에서 러시아군의 감시를 받고 있다며 "그들은 노예"라고 언급했다. 유소프 대변인은 러시아가 부상 군인을 전장에서 대피시키는 것이 불가능하면 이들을 살해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북한군이 추가 파병을 검토하고 있다는 미국 당국자의 주장이 나왔다. 이날 블룸버그 통신은 한 당국자를 인용해 러시아가 대규모 반격을 개시한다면 북한이 내년 봄까지 추가로 8000명의 병력을 파병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보당국에 따르면 러시아는 현재 하루 평균 1200명의 병력을 전선에 보충할 수 있는데, 자국 내 추가 동원 없이는 이를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장윤서 기자 chang.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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