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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2 (목)

'기체 결함' 비행 거부한 기장 중징계…"영웅이시네" 재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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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 여객기가 추락해 사고 수습이 이뤄지는 현장에서 실종자 가족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7분쯤 승객과 승무원 181명을 태운 태국발 제주항공 7C2216편 항공기가 무안공항 착륙을 시도하던 중 활주로 외벽에 부딪혀 폭발했다. 2024.12.29/뉴스1 ⓒ News1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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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송이 기자 = 제주항공 직원들이 익명 커뮤니티를 통해 전남 무안국제공항 참사가 예견된 사고였다는 지적을 쏟아낸 가운데, 기체 결함으로 비행을 거부했다가 회사로부터 중징계를 받은 기장의 사건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29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제주항공의 정비 환경이 열악했으며, 기존부터 기체 결함이 잦았다는 증언이 잇따랐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지난 2월 '제주항공 타지 마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 제주항공 직원 A 씨는 "요즘 툭하면 엔진 결함이다. 언제 떨어질지 모른다"며 "사장 하나 잘못 데려와서 정비, 운항, 재무 모두 개판 됐다"고 적었다.

제주항공 정비사 B 씨도 "정비사들은 야간에 13~14시간을 일한다. 밥 먹는 시간 20분 남짓을 제외하면 쉬는 시간 자체가 없다"며 "(승객들은) 타 항공사 대비 1.5배 많은 업무량과 휴식 없이 피로에 절어서 대우받지 못하는 사람이 정비하는 비행기를 타는 거다. 언제 큰 사고가 터져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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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온라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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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누리꾼들은 지난 1월 티웨이항공 기장 A 씨가 베트남 나트랑 공항에서 이륙을 앞두고 기체 결함 때문에 비행을 거부한 사건을 재조명했다.

당시 A 씨는 브레이크 패드의 마모 상태를 알려주는 '인디케이터 핀'의 길이가 사내 규정인 운항기술공시에 미치지 못한 것을 확인해 회사에 브레이크 교체를 요구했다.

티웨이항공이 지난해 10월 11일 마련한 '운항기술공시 23-49'에 따르면 인디케이터 핀의 길이가 1㎜ 또는 그 미만인 경우 브레이크를 교환하게 돼 있다. 당시 핀의 길이는 0.8㎜였다.

사측은 안전 운항에 문제가 없는 수준이라며 이륙할 것을 요구했으나, 기장인 A 씨는 끝내 비운항을 결정했다. 이 문제로 항공편이 15시간 지연되자, 티웨이항공은 승객 불편 등을 사유로 A 씨에게 최종 5개월의 정직 징계를 내렸다. 3개월 이상의 정직은 조종 자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징계다.

이에 대해 티웨이항공은 인디케이터 핀의 길이가 1㎜ 넘게 남은 상태에서 교환할 경우 부품 제작사로부터 페널티를 부과받는다고 주장했다가 제조사인 보잉사와 부품 제조사에 그런 규정이 없는 것으로 드러나자, 페널티가 아닌 비용 문제라고 말을 바꿨다.

누리꾼들은 "티웨이 기장님 멋진 분이다, 영웅이시네", "저러다 오늘처럼 대형 사고 나면 어쩌려고 저러냐", "제주항공 정비 관련 글도 블라인드에 계속 올라오던데 항공사들 안전불감증 심각한 듯"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소방청은 이날 전남 무안국제공항 여객기 추락사고에서 탑승객 총 181명(승객 175명·태국인 2명 포함, 승무원 6명) 중 구조된 2명의 승무원을 제외한 나머지 179명 대부분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날 여객기는 조류 충돌로 추정되는 고장으로 랜딩기어가 미작동하면서 활주로에 동체 착륙했고, 속도를 줄이지 못한 채 공항 외벽에 충돌하며 크게 폭발했다.

syk1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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