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가자 북부 ‘최후의 병원’마저 공격···북부 모든 병원 멈췄다

이스라엘군 “병원장이 하마스 대원으로 의심”

하마스 “병원에는 대원 한 명도 없었다” 반박

28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적신월사 구급차가 중환자들을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받은 카말아드완 병원에서 남쪽 가자시티의 알시파 병원으로 이송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북부에서 유일하게 운영 중이던 마지막 병원조차 공격해 의료진 등 240여명을 구금하면서 병원 운영이 중단됐다. 이로 인해 석 달째 포위 공격이 이어지고 있는 가자지구 북부는 완전히 의료공백 상태에 놓였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전날 가자지구 북부 베이트 라히야에 있는 카말아드완 병원에 진입해 병원장을 포함해 의료진 등 240여명을 체포했다. 이날 공격으로 병원 일부 건물이 파손되고 곳곳에서 화재까지 발생해 응급실과 수술실 등이 전소됐고, 병원 운영은 중단됐다.

이스라엘군은 병원장인 아부 사피야 박사가 하마스 대원으로 의심된다고 밝혔고, 이 병원에서 체포된 240여명에 대해선 “테러리스트”라고 표현했다. 사피야 박사는 이스라엘군의 북부 포위 공격이 이어지는 동안 해외 언론 등에 병원 공격 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리며 국제사회의 도움을 요청해온 인물이다.

이스라엘군은 이 병원이 하마스의 지휘본부로 사용되고 있다며 공격 정당성을 주장했으나, 구체적인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주장이 거짓이라며 병원에는 대원들이 한 명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환자와 의료진, 피란민들을 모두 병원 밖으로 몰아낸 뒤, 거리에서 옷을 벗으라고 명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거부하는 사람들은 심하게 구타당했다고 한 간호사가 CNN에 전했다.

지난 10월부터 가자지구 북부에서 석 달째 맹렬한 포위 공격을 퍼붓고 있는 이스라엘군이 카말아드완 병원을 공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10월 말에도 이 병원에 진입해 나흘간 작전을 벌이며 의료진 최소 44명을 체포했다가 석방한 바 있으며, 그 이후에도 산발적인 공격을 계속해 왔다. 빈번한 공격과 의료진 체포로 인해 진료가 중단됐다가 재개되는 일도 반복됐다. 병원 발전기와 산소공급 장치가 공격을 받은 뒤 중환자실에서 어린이 환자 2명이 사망하는 일도 있었다.

지난달에는 이스라엘군이 병원 의약품 창고를 폭격해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지원받은 의약품이 전부 소실되는 일도 벌어졌다. 이스라엘군은 지난주 초에도 병원을 공습했고, 의료진 5명이 사망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번 작전에 앞서 350여명의 환자와 의료진을 대피시켰고, 작전 중에도 95명을 인근 인도네시아 병원으로 옮겼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도네시아 병원은 이미 잦은 공격으로 운영이 멈춘 곳이다. WHO는 운영이 중단된 인근 병원으로 옮겨진 환자 중 중환자부터 남쪽 가자시티로 이송하는 긴급 임무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의료진과 의약품이 심각하게 부족한 상황에서도 근근이 환자들을 돌봐 왔던 ‘최후의 병원’마저 문을 닫으면서, 가자지구 북부는 완전히 의료 공백 상태에 빠졌다.

WHO는 이스라엘군의 공격에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면서 “가자지구 보건 시스템에 대한 조직적인 해체와 80일 이상 지속된 북부 포위 작전으로 이 지역에 남아 있는 7만5000여명의 목숨이 위험에 처해 있다”고 비판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해 10월 전쟁 발발 이후 가자지구 전역에서 피란민과 환자가 모여 있는 병원을 여러 차례 공격해 국제사회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전시 상황이라 하더라도 병원과 의료진을 공격하는 것은 국제인도법 위반으로, 제네바 협약이 규정한 전쟁 범죄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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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라엘, 가자 북부 마지막 병원 사흘 만에 재공격···의약품 불태워
https://www.khan.co.kr/article/20241101145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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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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