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에 고금리까지 ‘등쌀’
전문가 “높은 원·달러 환율 자체가 기업에 부담”
사진=오픈AI 달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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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제조업 관련 상장기업 10곳 중 4곳 이상이 이자보상배율 1배 이하로 경영난에 처한 가운데, 고환율과 금리 부담까지 더해져 내년도 경영 전망도 불확실할 전망이다.
29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2월이 결산인 제조업 관련 상장기업 총 1715곳 중 이자보상배율이 1배 이하(3분기 누적 기준)인 기업은 올해 746곳이었다. 전체 표본 대비 비율로 따지면 약 43.5%였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으로, 기업이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얼마나 잘 갚을 수 있는지를 수치화한 것이다. 이자보상배율이 1배면 영업이익이 이자비용과 정확히 같아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지급하면 남는 이익이 없다는 의미다. 따라서, 이자보상배율이 1을 밑돌면 기업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충당하지 못해 재무적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
상장사 중 40%가 넘는 기업이 경영 활동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지만, 내년에도 경영 환경은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오르면서다. 특히, 중소기업은 대기업과 달리 환헷지 전략을 실행할 여력이 부족해 더욱 취약하다. 원·달러 환율은 27일 주간 거래 종가 기준 1467.5원을 기록했는데, 이날 한때 급등하며 금융위기 이후 처음 1480원 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원·달러 환율이 높다는 사실 자체가 국내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한다”라며 “일부 수출 기업을 제외하고 해외에서 원자재를 들여오는 기업들은 비용 부담에 노출되므로, 한국에서 가공해야 하는 기업들의 실적은 전반적으로 악화할 것으로 전망한다”라고 밝혔다.
또한, 고환율은 기업 운영 비용 부담을 증가시킬 뿐 아니라 금리 인하를 제약하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환율 상승은 수입 물가를 높여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하는데, 이런 상황에서 금리 인하는 물가 상승 압박을 더욱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김 팀장은 “금리 인하가 빠르게 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기업 실적 회복의 개선 속도가 생각보다 느려질 수 있다”라고 부연했다.
한편, 내년도 기업 경영 환경을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시각도 있었다.
이경민 대신증권 FICC리서치부장은 “환율은 현재 흐름이 오버슈팅이며 곧 진정될 것으로 보이고, 정치적 불확실성 같은 리스크도 어느 정도 가라앉을 것으로 전망한다”라며 “리스크가 안정화하면 수급도 어느 정도 풀리면서 기업 실적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투데이/박정호 기자 (godot@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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