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반출된 지 75년 만에 고국에 돌아와 큰 화제를 모았던 백제관음보살입상. 지난 3~6월 경기도 용인 호암미술관에서 열린 불교미술 기획전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에 전격 출품돼 절찬을 받았다. 노형석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올해 문화유산 분야는 국외 유출됐던 주요 유물들의 환수와 고대 유적들의 발굴 결실들이 빛났다. 한편에는 복원과 활용을 둘러싼 논란도 적지 않았다.
우선 제도 측면에서 지난 5월17일부터 문화재란 용어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에서 사라지고 ‘문화유산’으로 바뀌었다. 이에 따라 문화재청이 국가유산청으로, 다른 소속 기관들의 명칭도 국가유산이나 문화유산을 반영해 바뀌는 변화가 있었다.
문화유산 환수 측면에서는 미국 보스턴 미술관 소장 전 회암사 사리구 사리와 미국 시카고대 미술관 소장 보문사 신중도, 임진왜란 때 의병장 사명대사의 일본 교섭 당시 친필 글씨 등이 돌아오는 성과가 있었다. 100년 이상 서울 경복궁의 애먼 공간을 떠돌던 강원도 원주 법천사 지광국사탑은 11월에 마침내 고향인 원주 법천사 터 유물전시관에 안착하며 감격적으로 귀환했다.
신라 고도 경주는 올해도 주목할 만한 발굴 성과와 담론들을 계속 쏟아냈다. 신라의 미소가 나온 것으로 유명한 흥륜사 터에서 황룡사 터 금당에 버금가는 대규모 금당 터가 확인됐고, 태풍에 표층이 벗겨진 6세기 서악고분군에서 돌무지덧널무덤의 흔적이 확인돼 무덤 얼개와 묻힌 신라 왕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게 일었다. 12월 초엔 1970년대 발굴한 월지 연못 출토 조선시대 도자기들에서 연못 의례의 기록으로 보이는 한글·한자 묵서 등이 무더기로 확인돼 큰 관심을 모았다. 대표적인 경주 고분들 중 하나인 금령총과 서봉총의 무덤 주인을 둘러싼 논의가 잇따른 학술 심포지엄을 통해 본격화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일본에 반출된 지 75년 만에 고국에 돌아온 백제금동관음상을 선보인 호암미술관 불교미술전, 부산 출신 주요 수장가들의 명품 컬렉션들을 선보인 부산박물관 기획전, 숱한 보물급 유물들을 선보인 대구간송미술관 개관전 등은 현대미술 전시회를 압도하는 인기를 모았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환수를 요청한 보스턴 미술관 소장 사리구 반환을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이 일었고, 이승만 기념관의 서울 송현동·용산 건립안, 건축가 김수근의 작품인 서울 세운상가 공중교 철거 등을 둘러싼 논란도 잇따랐다.
글·사진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한겨레는 함께 민주주의를 지키겠습니다 [한겨레후원]
▶▶실시간 뉴스, ‘한겨레 텔레그램 뉴스봇’과 함께!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