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연말 점보 복권 관심…'명당'에 사람 몰리기도
도심 곳곳 일루미네이션…연하장으로 안부 전하기도
일본은 이 시기 연말 점보복권으로 들뜬 상태입니다. 점보복권은 1년에 5번 핼러윈, 연말 등 특정 기간에만 판매하는 복권인데요. 11월 말부터 12월 말까지 딱 한 달만 판매하는 연말 점보복권은 당첨금이 가장 커서 인기가 많습니다. 당첨자 발표는 매년 12월 31일에 하는데요. 올해는 지난달 20일부터 지난 21일까지 판매했습니다. 당첨되면 이것만큼 훈훈한 한 해 마무리와 새해 시작이 없을 것 같네요.
일본의 연말 점보복권 홍보 이미지. 점보다라쿠지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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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연말 점보복권 1등 당첨금액은 7억엔(64억6583만원)입니다. 7억엔을 가져갈 1등 당첨자는 23명이 될 예정인데요. 점보복권이 우리나라와 다른 점은 2등 전에 '1등 전후상'이 있다는 겁니다. 점보 복권은 최초 번호인 조(組)번호가 있고, 개인이 숫자 6자리를 고르도록 이뤄져 있는데요. 1등과 같은 조에서 5자리 숫자가 일치하고, 마지막 번호가 1등의 앞이나 뒷자리일 경우 아차상의 느낌으로 줍니다. 가령 1등 번호가 '190조 12345'라고 하면, 190조의 '12344'나 '12346'이 전후상에 해당하게 됩니다. 이번 연말 점보복권의 1등 전후상은 상금이 1억5000만엔(13억8553만원)인데요. 만약 끝 번호 연속으로 구매를 했다면 1등에 1등 전후상까지 싹 쓸어갈 수 있는, 말 그대로 잭폿이 터지는 겁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처럼 '복권명당'도 존재합니다. 연말 복권 판매할 즈음이면 긴자에 위치한 '니시 긴자 찬스 센터'에 긴 줄이 늘어섭니다. 연말 복권 명당 하면 가장 유명한 곳으로, 개점 이후 60년 동안 이곳에서 억만장자가 된 사람이 500명이 넘는다는데요. 고액 당첨자가 많은 1번 창구에서 사야 당첨 확률이 높다는 이야기가 유명합니다.
무엇보다 외국인도 복권 구입이 가능하고 수령 방법에도 제한이 없으니 혹시 일본에 갈 예정이신 분들은 점보 복권을 한번 노려보는 것도 재밌겠네요.
그러면 길거리 풍경은 어떨까요? 일본에서는 이 시기 거리에 다양한 조명을 켜두는 일루미네이션 행사를 열곤 합니다. 백화점 등 사람이 많이 방문하는 장소에는 대형 트리와 전구를 설치하기도 하는데. 올해는 슈퍼 마리오 콘셉트의 장식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도쿄 마루노우치 등에서는 가로수에 전구를 달아 길을 밝히고, 길거리 버스킹이나 푸드트럭도 있어 풍경 구경 반 사람 구경 반 하게 되는데요.
도쿄 마루노우치 일루미네이션 전경. 워커플러스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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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문구점이나 팬시샵에서는 새해 연하장과 세뱃돈 봉투를 판매하는데, 신년의 띠를 살려놓은 것들이 많아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연하장은 한 해 주변인들에게 감사를 전하는 엽서인데요. 주로 전화나 메신저로 한 해 감사와 새해 인사를 전하는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직접 우편을 통해 상대의 집으로 보내는 것이 특징입니다. 보통 우체국에서는 1월 1일 자 일괄 발송을 맞추기 위해서 12월 중순에서 말까지 접수 기간을 두기도 해요. 사람마다 쓰는 내용이 다르긴 한데, 사업하시는 분이나 직장 다니는 분들은 이거 작성하는 게 또 일이라고 하죠. 야후 재팬 등 인터넷에서는 상대에 맞게 여러 연하장 예문과 예시도 준비돼있답니다.
심지어 스마트폰이나 패드에서 연하장을 만들어 보낼 수 있는 연하장 애플리케이션(앱)도 있는데요. 디자인과 템플릿을 골라 작성하면 집 프린터로 인쇄할 수 있게 연결해 주는 앱, 편의점 프린터를 통해 인쇄하게 해주는 앱 등 다양합니다. 요즘은 이렇게 편집해서 이미지 파일로 만든 뒤 SNS로도 연하장을 보내는 경우도 많은 것 같아요. 또 2025년은 뱀띠 해라 흰 뱀이 귀엽게 똬리를 튼 그림이 그려진 연하장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일본 연하장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제공하는 예시. SFIDANTE. |
일본의 연말 풍경의 일부를 소개해드렸는데요. 한 해를 마무리하고 주위 사람에게 마음을 전하는 일은 우리나라나 옆 나라나 별반 다를 게 없는 것 같습니다.
올 한해도 '日요일日문화'를 구독해주신 독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벌써 이 연재물도 2년차를 맞이했네요. '이런 이야기가 있다던데 정말인가','궁금한데 이 주제도 한번 다뤄줬으면 좋겠다' 싶은 한국과 일본의 문화차이는 언제든 메일로 제보 주세요. 가능한 선에서 최대한 취재해 정리하겠습니다. 올 한 해 정말 많은 일이 있었는데요. 모두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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