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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0 (월)

[영상] “총 쏘라니, 두려움이 더 커졌다”…충격에 또 광화문 모인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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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촛불행동이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역1번출구 앞에서 ‘윤석열 파면 국힘당 해산 전국집중 촛불문화’를 하고 있다.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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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죄 피의자’ 윤석열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외치기 위해 서울 광화문 앞에 28일 이른 오후부터 시민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농민들은 한쪽에서 ‘우리쌀로 만든 무지개떡’을 전했고, ‘내한하기 좋은 세상 만들기 위원회' ‘1인가구 행성연합’ ‘진짜 탄핵지지자 많음’ 등 이제는 집회의 상징이 된 각양각색의 깃발과 직접 꾸민 손팻말로 무장한 시민들이 두툼한 옷을 껴입은 채 거리를 메웠다.





이날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이 광화문 앞 동십자각에서 여는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4차 범시민대행진’(범시민대행진)에 참여하기 위해 서울 도심에 나온 시민들은 전날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공소장에서 일부 드러난 내란의 전모 앞에 충격을 거둘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프리랜서 작가 성진아(53)씨는 “무슨 영화인 줄 알았다”며 “3일 내란 사태가 날 당시만 해도 장난 같다는 생각도 조금 있었는데 점점 뉴스를 보면서 두려움이 더 커지고 있다. 야구방망이, 케이블타이 같은 단어가 2024년 대한민국 뉴스에서 나오고 있는 상황이 황당하다”고 말했다.



전날 검찰은 김 전 국방부장관을 기소하며 증거 사진으로 선거관리위원회 직원 체포조가 준비한 야구방망이나 케이블타이같은 도구를 공개했다. 아울러 윤대통령이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에게 “(국회 본관에)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끌어내라”고 채근하는 등 내란에 개입한 정황도 관계자 진술 등을 바탕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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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이은혜씨가 가방에 붙이고 온 문구. 고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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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이 이런데도 지난하기만 한 탄핵 절차를 보는 두려움도 이어졌다. 부산에서 휴가를 내고 딸 함민서(9)양과 함께 광화문 집회를 찾은 함정근(47)씨는 “빨리 진행돼서 마무리될 줄 알았는데 혹시나 뒤집히지 않을까 걱정된다. 헌법재판관 세 분이 빨리 충원돼서 마무리돼야 한다”며 “우리 아이가 좋은 것만 보고 자랐으면 좋겠다”고 했다. 경기도 광주에서 온 민영두(61)씨는 “검찰 공소장에 대통령이 총을 쏘라는 이야기까지 했다는 것이 적힌 걸 보고 집회에 나오게 됐다”고 했다. 이어 “여당이 헌법재판관 임명을 반대할 거라면 최소한 생각하는 향후 계획이라도 이야기를 해야 자신들이 말해 온 질서가 잡히는 게 아니냐”며 “만약 윤석열 대통령이 돌아온다면 우리나라가 최소 10년은 유지가 어려운 혼란에 빠질 것 같다”고 걱정했다.



불안과 분노 속에서도 시민들은 온기와 웃음을 잃지 않았다. 집회 현장 한쪽에는 ‘우리 쌀로 만든 무지개떡’을 받기 위한 긴 줄이 늘어섰다. 지난 21일 밤부터 22일까지 남태령에 모여들어, 경찰에 가로막힌 트랙터 행진 길을 터준 시민들에 보답하기 위해 농민들이 준비해 온 떡이다. 떡을 받아든 시민 임연화(32)씨는 “그날 밤새 현장에 있었는데 연단에 소수자 분들이 많이 섰다”며 “다양한 시민과 연대하는 의미의 무지개색 떡이라 더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마감하고 시위오고 마감하고 시위오고…’라는 문구를 잔뜩 적어 가방에 붙이고 온 프리랜서 이은혜(24)씨는 “마감 때문에 못 오면 미안할 것 같아 빨리 마감하고 시위 가야지 하면서 빨리 일을 마쳤다”며 “지금이라도 국민의힘과 행정부가 무릎 꿇고 사과라도 하면 당이 해체될 지경까지는 아닐 텐데 왜 이렇게 파멸로 가는 길을 택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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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들이 시민들에게 전한 무지개떡. 임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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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범시민대행진은 오후 4시부터 시작된다. 시민들의 자유발언과 갤럭시익스프레스, 이날치·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의 공연 등이 이어지는 집회 뒤 시민들은 헌법재판소를 지나 명동까지 행진한다. 애초 행진 장소에 포함됐던 총리공관은 전날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안 가결로 제외됐다.



시민들이 몰려들어 집회 장소가 부족해지자 오후 3시께 시민들은 정부청사 앞쪽에 설치된 바리케이드를 치워달라고 경찰에 요청하기도 했다.



임재희 기자 limj@hani.co.kr 고나린 기자 m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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