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담화 후 1466원 터치
코스피·코스닥 일제히 하락
“미국 금리 인하만 기다릴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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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 불확실성이 증폭된 26일 금융시장이 또 한 번 요동을 쳤다. 원·달러 환율은 연중 최고치를 찍으며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주간 거래 종가가 1460원을 넘어섰다. 아시아 증시가 ‘산타 랠리’를 타고 반등했지만 코스피는 ‘나 홀로’ 하락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임명 보류 입장을 재확인하고 야당이 한 권한대행 탄핵소추안을 발의하면서 정치 리스크가 재부각된 여파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8.4원 오른 1464.8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주간 거래 종가가 1460원을 넘긴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9년 3월13일(1483.5원) 이후 15년9개월 만에 처음이다.
개장 후 오전 한때 1465.5원까지 치솟은 뒤 1463원 수준에서 움직였던 환율은 이날 오후 한 권한대행이 여야 합의 때까지 헌법재판관 임명을 보류한다는 담화를 발표한 후 1466원까지 올라 연중 최고치를 찍었다.
국내 증시도 부진했다. 일본 닛케이(+0.94%), 홍콩 항셍(+1.08%) 등 아시아 증시는 ‘산타 랠리’를 타고 반등했지만 코스피는 전장 대비 10.85포인트(0.44%) 하락한 2429.67, 코스닥은 4.47포인트(0.66%) 내린 675.64에 장을 마쳤다.
혼조세를 보이던 증시는 한 권한대행의 담화 후 외국인 매도세가 커지면서 일제히 하락 전환했다. 이후 더불어민주당이 한 권한대행 탄핵안을 발의하면서 낙폭을 키웠다. 코스피에서 외국인은 다시 순매수로 돌아섰지만, 개인투자자들이 2500억원가량 팔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외환당국의 개입에도 원화 약세 요인이 오히려 늘어나면서 치솟는 환율을 방어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정국 불안으로 위축된 경기가 더욱 침체될 것이란 전망도 환율을 밀어올리고 있다. 한국은행이 경기 부양을 위한 기준금리 추가 인하를 예고했지만, 미국의 경우 도널드 트럼프 차기 정부에서 나타날 인플레이션 우려로 금리 인하에 속도 조절을 하고 있다.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 부진과 한·미 금리 차 확대는 환율 상승 요인이 된다.
환율이 진정되려면 미국의 고용 악화에 따른 금리 인하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는 전망마저 나온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원화 고유의 강세 유인을 찾기 힘들다”며 “환율이 떨어지는 데는 미국 경기 우려가 불거지면서 달러가 약세로 전환하는 경로가 유일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경민 기자 kim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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