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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8 (토)

계엄 사태로 얼어붙은 경기···경기심리지수 4년 3개월 만에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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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지난해 폐업한 사업자가 98만6000명이라고 밝힌 26일 서울 서대문구의 한 점포에 임대문의 안내문이 붙어있다. 2024.12.26. 정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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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 사태 여파로 환율이 치솟고 내수가 꺾이면서 기업과 가계를 포함한 경기 주체의 체감경기가 4년 3개월만에 최악 수준을 기록했다. 기업들이 다음 달 체감 경기전망도 큰 폭으로 낮추면서 경기침체가 가속화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기업경기조사 결과’를 보면, 12월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전월대비 4.5포인트 하락한 87로 집계됐다. 올해 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코로나19의 영향이 컸던 지난 2020년 9월(83) 이후 최저치다. 전월대비 하락 폭은 지난해 1월(-5.6) 이후 최대 수준이었다.

CBSI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가운데 주요 지수(제조업 5개·비제조업 4개)를 바탕으로 산출한 심리 지표로, 장기(2003년 1월∼2023년 12월) 평균(100)을 넘으면 기업 심리가 낙관적, 100 아래로 떨어지면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대외 수출여건이 비우호적인 가운데 정치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영향으로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하락했다”고 했다. 중국과의 수출경쟁·미국의 통상정책 우려가 큰 가운데, 정치적 혼란으로 환율이 오르고 소비심리가 꺾인 것이 영향을 줬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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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별로 보면 제조업보단 비제조업, 수출기업보단 내수기업의 체감경기가 더욱 크게 위축된 것으로 드러났다. 12월 제조업 CBSI(86.9)는 전달보다 3.7포인트 떨어졌지만, 비제조업 CBSI(87.1)는 같은 기간 5포인트 하락했다. 수출기업 CBSI(91.3)는 1.5포인트 내렸지만, 내수기업 CBSI(85.1)는 5.1포인트 떨어져 낙폭은 더 컸고 지수는 더욱 위축된 것으로 드러났다. 치솟는 환율도 기업의 경기심리를 악화시켰지만, 정치적 불확실성과 내수 부진이 더욱 큰 충격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제조업 중에선 반도체 수출 둔화 우려 등으로 전자·영상·통신장비 분야에서 업황지수가 13포인트 하락했고, 내수와 연관성이 큰 음료와 식료품의 업황지수도 각각 17, 10포인트 내렸다. 비제조업 중에선 도소매업의 채산성지수가 8포인트 내렸고, 소비심리 후퇴에 예술·스포츠·여가 관련 서비스업의 업황지수가 28포인트나 급락하면서 큰 타격을 받았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 CBSI가 2.7포인트 내린 88.2, 중소기업 CBSI가 5.1포인트 떨어진 85.1을 기록해 중소기업의 경기심리가 더욱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의 다음 달 경기 전망도 크게 후퇴했다. 다음 달 전산업 CBSI는 한 달 전보다 7.3포인트 하락한 82.4로 지난 2020년 8월(80.1)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비제조업 CBSI 전망(80.3)은 10포인트, 제조업(85.2)은 3.7포인트 하락해 비제조업의 다음 달 체감 경기가 더욱 나빠질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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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심리지수 추이.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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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경기체감경기 지표인 BSI와 소비자동향지수(CSI)을 합해 우리 경제의 전반적인 체감경기 수준을 나타내는 경제심리지수(ESI)는 전월대비 9.6포인트 하락한 83.1을 기록했다. 지난 2020년 9월 이후 최저 수준이자, 지난 2020년 3월 이후 최대 낙폭이다. 계절적 요인을 제외한 ESI 순환변동치는 1.1포인트 하락한 89.7로 2020년 11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김경민 기자 kim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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