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후 2시6분 기준 전날보다 4.8원 오른 달러당 1464원에 거래되고 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상무는 26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달러 강세 부담과 수입업체 결제 등 연말 이벤트가 있는 데다, 엔화 약세에 연동하며 환율이 크게 오르고 있다"며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변수도 강달러를 지속하게 하는 한 요인"으로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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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내외 악재 속 '강달러' 지속...트럼프·계엄 영향
올해 평균 원달러 환율은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를 바짝 뒤쫓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 2일부터 지난 24일까지 241거래일 평균 원달러 환율(주간 종가 기준)은 1363.09원이다.
연평균 원달러 환율이 1350원을 돌파한 건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394.97원 이후 26년 만이다.
강달러는 경기부양책, 관세부과 등 경제 정책을 강조해온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이후 지속되고 있다.
가뜩이나 미국 경기 지표가 좋은 상황에서 자국우선주의 정책을 펼치면 강달러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12·3 비상계엄은 환율 급등세에 기름을 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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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인 매도세 무섭네"...코스피 약세 지속
강달러에 우리 증시는 비상이다. 원화 가치 하락으로 외국인 투자자의 주식 매도 행렬이 잇따르고 있어서다.
계엄 이후 촉발된 정치적 불확실성도 외국인들의 자본 유출을 가속하고 있다.
26일 코스피는 오후 2시6분 현재 전날보다 9.94포인트(-0.41%) 내린 2430.58를 기록 중이다.
◆ 고물가 타격에 비상...대기업·중소기업 모두 먹구름
고환율이 장기화되면 가장 큰 문제는 물가가 오른다는 점이다. 달러값이 오르면 수입품 가격이 뛴다.
먼저 원유 가격 상승은 불가피하다. 현재 국내 휘발유·경유값은 이달 셋째 주까지 10주 연속 오름세다.
기름값이 뛰면 생산 비용이 함께 커져 물가 전반이 오르게 된다.
특히 원자재를 수입하거나 외화부채가 많은 업종은 직격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항공업계, 철강업, 석유화학업계, 정유업계 등이 꼽힌다.
환율 상승은 일부 수출 기업에 호재가 되기도 한다. 달러 가치가 올랐을 때 외국에 제품을 팔면 더 많은 원화를 벌어들일 수 있어서다.
하지만 수입 원자재값 상승 부담으로 환차익 효과는 미미하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종이 이에 속한다.
산업연구원은 환율이 10% 오르면 대기업의 영업이익률도 0.29% 포인트 하락한다고 보고 있다.
제조 중소기업들의 영업이익률은 4~5% 수준으로, 환율이 뛰면 환차손이 커져 영업이익이 최대 20%까지 줄어들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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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내년 금리 더 낮추겠다"...예산 '신속집행'도
고환율 때문에 내년에 경기 부양을 쉽사리 하기도 어렵다.
경기가 좋지 않아 금리 인하가 필요한 상황인데, 금리 인하를 하면 원화 약세를 더 부추기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일단 현재 연 3% 수준인 기준금리를 더 낮추겠다고 밝혔다.
외환시장의 과도한 변동성에 대해서는 필요하다면 외화 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하고, 외화 건전성 규제 완화 등도 검토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또 경기 부양을 위해 내년 예산 일부를 연내에 각 부처로 배정하기로 했다. 예산의 '신속집행'을 통해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추경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속 집행'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이진우 기자 realsto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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