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정보 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블랙스톤과 KKR, 칼라일 등 글로벌 10대 사모펀드가 올해 중국 기업의 상장이나 인수·합병(M&A)을 통한 투자금 회수에 실패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 사모펀드는 지난 10년간 중국에 1370억달러를 투자했지만, 지금까지 회수한 금액은 불과 27.7%인 380억달러에 그쳤다.
홍콩 사모펀드 업체인 카이위안캐피털의 브록 실버스 최고경영자(CEO)는 FT에 "중국이 과거처럼 체계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시장이 아닐 수 있다는 인식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확산하고 있다"며 "중국의 경기 둔화와 규제 압박으로 사모펀드들의 투자금 회수가 여러 측면에서 약화됐다"고 말했다.
2021년 차량공유 회사 디디추싱의 뉴욕증시 상장 이후 중국 정부가 해외 상장 규제를 강화하면서 투자금 회수가 더욱 어려워졌다고 FT는 전했다. 중국의 올해 글로벌 시장 기업공개(IPO) 규모는 지난 11월 말 기준 전년 대비 85% 감소한 70억달러에 그쳤다. 한 대형 연기금 관계자는 "중국에서 저가 매수 기회가 있어도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하거나 장기간 보유해야 할 위험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FT는 "사모펀드들이 투자 후 3~5년 이내에 기업 상장이나 매각을 통해 수익을 실현한다"면서 "이러한 자금 회수가 불가능해지면서 연기금과 보험사 등 투자자들의 자금이 중국에 묶이게 됐다"고 전했다.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CEO는 "자금 회수가 매우 어려워졌다는 점이 투자자들이 중국 투자를 주저하는 주요 이유"라고 말했다.
중국과 거친 패권 경쟁을 예고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사모펀드의 중국 투자금 회수는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이 공약한 60% 대중 관세가 현실화하면 중국 국내총생산(GDP)은 최대 2%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편 한국 국회 격에 해당하는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는 25일 폐막한 제13차 회의에서 전인대 3차 연례회의 개막 일정을 내년 3월 5일로 확정했다. 연례회의에선 중국의 연간 경제 성장률 목표와 이를 뒷받침하는 경기 부양책이 공개된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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