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27 (금)

로부스타 원두값 1년새 77%↑ "가격 올릴까" 커피업계 속앓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원두 가격이 계속 뛰고 있어요. 커피 값을 올리거나 문을 닫는 동네 커피숍이 많아질 겁니다."

원두 가격이 계속 상승하면서 커피 업체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업체 간 치열한 경쟁 때문에 커피 값을 올리면 판매량이 줄어들까 봐 가격을 섣불리 올릴 수 없고, 올리지 않으면 이익이 급감하기 때문이다.

2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아라비카 원두의 이달 평균 가격은 t당 7072달러로 7000달러를 넘어섰다. 1년 전 평균 가격(4278달러)과 비교해 가격이 65% 오른 것이다. 로부스타 가격도 계속 치솟아 t당 평균 가격이 5000달러를 돌파해 5040달러를 기록했다. 3000달러를 밑돌던 1년 전(2833달러)과 비교해 가격이 77% 급상승했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지난달 커피의 수입물가지수도 10월 대비 6.4%, 지난해 11월 대비 91.3% 올랐다. 세계 1위 커피 생산국인 브라질이 극심한 가뭄으로, 2위 생산국인 베트남이 폭우와 홍수 등 이상기후로 커피 생산량이 확 줄면서 원두 가격이 급격히 상승했다.

원두 가격이 치솟고 있지만 문제는 대책이 없다는 데 있다. 커피 묘목을 심어도 생두를 수확하기까지 5년 이상이 걸린다. 커피 업체들이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커피 판매량을 획기적으로 늘리거나 커피 값을 인상하고 빵·케이크 등 제품군을 다각화하는 정도뿐이다.

스타벅스는 물론 국내에 100개 이상 매장을 보유한 주요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올해 당장 커피 값을 올리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국내 대표 커피 제조업체인 한국맥널티의 이은정 대표는 "원두 값 급등에 환율 상승까지 겹친 이중고로 후년까지 국내 커피 시장이 암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커피 업계 관계자는 "한 건물, 한 골목에 커피 가게가 여러 개 있을 만큼 업체들 간 경쟁이 치열해 돈을 못 버는 동네 커피숍이 꽤 많다"며 "원두 값이 계속 오르면 문을 닫는 동네 커피숍이 속출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승윤 백억커피 대표는 "아메리카노 한 잔에 1900원으로, 원두 값이 올라서 커피 값을 올려야 하지만 소비자를 위해 인상하지 않고 있다"며 "아라비카·스페셜티 원두를 대량 매입해 단가를 낮춰 가맹점에 원두를 공급하고 있다"고 전했다. 백억커피는 2022년 3월 1호점을 내며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시장에 후발주자로 등장했지만 빠르게 성장해 현재 매장이 170개에 달한다.

[신수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