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과도정부의 지도자 아메드 알-샤라아(가운데 국기 옆) 가 24일 다마스쿠스에서 반군 지도자들과 만나, 반군들을 국방부 산하로 통합하는 회의를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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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샤르 아사드 정권을 붕괴시킨 시리아 반군들이 과도정부의 국방부 산하로 통합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쿠르드족의 시리아민주군(SDF)은 불참해, 시리아의 분열이 해소될 지는 의문이다.
시리아 과도정부의 지도자인 아흐메드 샤라아는 24일 시리아 반군들이 해산하고 과도정부의 국방부 산하로 편제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과도정부는 이 회의가 “모든 분파들을 해체하고 국방부의 깃발 아래 통합하는 합의”로 결론 났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는 아사드 정권을 붕괴시킨 주력 반군인 ‘하이아트 타흐리르 알샴’(HTS) 지도자로 아부 무함마드 골라니라는 가명으로 유명한 샤라아가 튀르키예가 지원하는 유력 반군인 시리아민족군(SNA) 등 북동부 및 남부의 반군 지도자들과의 회의 뒤 나왔다. 이번 합의는 아사드 정권이 붕괴된 지 2주만에 나온 것으로 과도정부 지도자로 올라선 샤라아의 권력이 공고화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시리아 북동부를 차지하고 있는 쿠르드족의 시리아민주군은 이날 회의에서 불참했다. 미국의 지원을 받는 시리아민주군은 북동부에서 미국이 중재한 휴전이 깨진 뒤 튀르키예가 지원하는 시리아민족군과 무력 충돌을 벌이고 있다.
시리아민주군과 시리아민족군의 충돌은 아사드 정권 붕괴 이후 시리아 재통합 여부를 가르는 중대한 과제이다. 샤라아는 또 자신이 이끌었던 하이아트와 오랫동안 경쟁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잔당 세력, 재결집을 시도 중인 아사드 정권 세력에도 대처해야 한다.
과도정부는 아사드 정권 붕괴 이후 2주일 동안 경찰관 모집을 공고하는 등 경찰과 군 등 치안기구 재건을 시도 중이다. 과도정부는 특히 주축인 하이아트 반군의 근거지인 이들리브에 경찰관 배치 등을 시작으로 시리아 전역에서 치안력을 배치하고 있다.
하지만, 작은 마을들에서 보복 살인과 고속도로 주변에서 노상강도 등에 대한 소문이 퍼지면서, 치안에 대한 우려는 증폭되고 있다. 북서부의 기독교도 마을인 알-수카이라비야에서는 23일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가 방화되는 등 강경파 이슬람주의 단체들에 의한 소수 기독교도 박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24일 다마스쿠스의 바브투마에서 수백명의 기독교도들이 십자가를 메고 거리를 행진하며 크리스마스 트리 방화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샤아라의 과도정부는 소수 종파 보호 및 종교 자유 보장 등 포용적이고 세속주의 통치를 약속하고 있다. 하지만, 기독교도 등 소수 종파 주민들은 아사드 치하가 전반적인 정치적 탄압에도 불구하고 종교 측면에서는 보호를 받았으나, 알카에다에서 출발한 이슬람주의 세력 출신인 샤아라의 과도정부에서 그러한 보호를 받을 수 있을지 우려하고 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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