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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146조 쏟아 새 AI칩… 손정의 ‘제2 엔비디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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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이자나기’ 추진

조선일보

지난 16일(현지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트럼프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손정의 소프트뱅크 CEO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함께 기자 회견 중 미소짓고 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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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소프트뱅크 손정의(67) 회장이 ‘제2의 엔비디아’를 꿈꾸며 인공지능(AI) 반도체(칩) 설계·생산과 데이터센터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소프트뱅크가 소유한 반도체 설계 회사 ARM이 개발한 AI 칩을 내년 하반기 양산하고, 2026년 이를 탑재한 데이터센터를 미국·유럽·아시아·중동 등에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손 회장은 올해 초 미국 반도체 회사 인텔의 일부 사업부 인수까지 추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 통신은 23일 “손 회장은 자신이 AI 반도체 제조에서 우위를 갖고 있다고 믿고 있고, 효율성을 내세운 ‘맞춤형 AI 반도체’를 만들기 위해 아낌없이 투자할 준비가 돼 있다”며 “제2의 엔비디아를 만드는 단 하나의 목표에 집착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프트뱅크는 이를 위해 지난 5월 ARM에 AI 칩 전담 사업부를 설립했다. 여기서 설계한 칩의 시제품을 내년에 내놓고, 이르면 그해 하반기 양산에 나설 예정이다. 블룸버그는 “손 회장은 TSMC를 선호하지만, 기술 지원 및 제조 규모를 맞추기 위해 다른 파트너를 찾을 수도 있다”고 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위탁생산)도 고려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손 회장은 별도로 초고성능 AI 반도체를 개발하기 위해 1000억달러(약 140조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는 ‘프로젝트 이자나기’를 추진하고 있다. 이자나기는 일본 설화에 나오는 ‘창조와 생명의 신’이다. 손 회장은 지난 16일 미국 플로리다주(州)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만나 1000억달러(약 146조원)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손 회장은 반도체 설계뿐 아니라 제조까지 직접 하는 데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초 손 회장의 ‘반도체 제국’ 구상의 일환으로 ARM이 인텔에 접근해 사업 일부 인수를 제안하기도 했다. 당시 인텔 최고경영자(CEO)인 팻 겔싱어는 이 같은 제안을 거절했지만, 업계에선 ‘인텔을 쪼개선 안 된다’고 믿고 있던 겔싱어 CEO가 퇴진한 만큼 향후 매각 논의가 급물살을 탈 수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손 회장은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와 손잡고 AI 칩 개발에서도 협업한다는 계획이다. 소프트뱅크의 자체 AI 칩의 윤곽이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오픈AI라는 대형 고객사를 이미 확보한 셈이다. 블룸버그는 “AI 반도체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지위는 견고하지만,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엔비디아가 충족하지 못하는 물량이 나오며 기회가 생길 것이라는 게 손 회장의 생각”이라고 했다.

[실리콘밸리=오로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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