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25 (수)

부동산도 주식도…불안해서 손 털었다? [2025 대예측포럼 지상중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2025 대예측포럼 지상중계


매경이코노미

12월 13일 매경미디어센터 12층 대강당에서 ‘2025 대예측포럼’이 성황리에 개최됐다. (윤관식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12월 13일 매경미디어센터 12층 대강당에서 ‘2025 대예측포럼’이 열렸다. ‘대예측포럼’은 1991년부터 매년 연말, 이듬해 경제 전망을 담은 전략 지침서 ‘대예측 매경아웃룩’을 발간해온 매경이코노미가 책 발간을 기념해 증시, 부동산, 거시경제 각 전문가를 초청해 새해 경제와 자산 시장을 예측하는 자리다.

반응은 뜨거웠다. 트럼프 재집권, 계엄령 여파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환경 속 ‘투자 인사이트’를 얻으려는 이들로 강연장은 붐볐다. 160명에 달하는 참가자들은 강연 내내 바쁘게 필기하며 2025년도 투자 전략을 수립하는 데 집중했다.

아쉽게 강의를 참가하지 못한 이들을 위해, 이날 연사로 나선 이주현 월천재테크 대표(부동산), 박세익 체슬리투자자문 대표(국내 증시), 김기훈 전 트라움자산운용 대표(해외 증시), 오건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단장(매크로 전략)의 강연 내용을 정리했다.

1 부동산 | 핵심은 ‘회전율’ 젊은 세대가 모이는 곳으로 가라

매경이코노미

이주현 월천재테크 대표는 젊은이가 모이는, 회전율이 좋은 입지를 찾아 투자할 것을 권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금리, 정치적 이슈 등 변수가 많습니다. 다주택자가 움직이기 힘든 장세입니다. 2025년은 실수요자 중심의 판도가 계속될 확률이 높습니다. 상반기에 시장을 관망하고, 하반기를 노릴 것을 권합니다.”

이주현 월천재테크 대표는 2025년 부동산 시장을 ‘실수요자 장세’라고 진단했다. 변수가 많은 데다, 부동산 규제가 풀리지 않아 투자용 주택을 매매하는 다주택자가 움직이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대신 실제 살 집을 구매하려는 실수요자가 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수요자 강세장에서 수익을 올리기 위해 확인해야 할 지표로 ‘회전율’을 꼽았다. 주택을 사기 전, 주변 동네와 아파트 단지의 회전율을 살필 것을 권했다. 회전율이란, 거래가 얼마나 활발한지 알려주는 지표다. 회전율이 좋은 단지는 30~40대 젊은 인구가 많다. 고령층은 집을 잘 내놓지 않기 때문에, 고령층 비율이 높은 곳은 매매가 활발하지 않다. 반면, 자녀 교육, 재산 증식 등을 이유로 갈아타기가 잦은 3040세대가 많은 곳은 부동산 거래가 활발하다.

“회전율이 떨어지면 주택 가격 상승동력이 감소합니다. 주거 환경이 좋고 젊은 인구가 많은 3040세대가 움직이는 곳으로 가야 합니다. 아무리 좋은 주거 단지 아파트가 밀집한 지역이라 할지라도, 고령층 비중이 높은 곳은 들어가면 안 됩니다.”

다주택자라면, 2025년 상반기는 시장을 관망할 것을 권했다. 금리, 환율, 미국 정권 교체, 국내 탄핵 정국 등 변수가 많은 탓이다. 특히 국내 정치 상황을 잘 살펴야 한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가격은 대출, 세금, 택지 개발 등 정부 정책에 상당한 영향을 받는다.

현재 국내 정치는 혼란 그 자체다. 비상계엄령을 내린 여파로 윤석열 대통령은 탄핵소추 판결을 받게 됐다. 동시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유력 대권 주자로 떠올랐다. 2025년 초에 나올 헌법재판소 판결에 따라 정권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

“탄핵이 확정되면, 선거를 다시 치러야 합니다. 부동산 정책도 상당수 바뀔 겁니다. 대선 주자로 나올 만한 이들이 부동산 관련해 내놓는 정책을 꾸준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현시점에서 갈아타기를 고민하는 1주택자를 향한 조언을 건넸다. 부동산이 조정장일 때는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정장이지만, 집을 갈아타야 한다면 과감한 결단이 필요합니다. 현재 집 가격이 아까워서 가격을 내리지 않으면 안 팔립니다. 최저가 급매로 팔고 빠르게 갈아타야 합니다. 조정기에는 ‘희생’이 필요하다는 점을 잊지 마세요.”

2 국내 주식 | 위기가 곧 기회, 지금은 ‘싸게 살 찬스’

매경이코노미

박세익 체슬리투자자문 대표는 위기가 곧 기회라며, 저평가된 우량주를 찾아서 매수하라고 강조했다. (윤관식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국내 주식 전략 연사로는 ‘동학개미 스승’으로 잘 알려진 박세익 체슬리투자자문 대표가 나섰다. 박 대표는 국내 시장이 저평가받는 지금이 매수 기회라고 운을 띄웠다.

“주식을 사들일 때, 주식 가격을 싸게 만든 ‘외생적 변수’에 집착하면 안 됩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계엄 사태 등만 보고 주식을 파는 투자자가 있는데, 추천하는 방법은 아닙니다. 비관적인 시장은 우량주를 싸게 살 기회를 줍니다. 회사의 가치와 주식 자체의 흐름을 기술적으로 분석해 주식을 매입하세요.”

주식 투자자가 2025년 눈여겨볼 이슈로는 ‘상법 개정안 통과’를 꼽았다. 현재 야당인 민주당이 밀고 있는 상법 개정안에는 대주주가 소수 지분만 갖고 회사를 지배하는 것을 막는 내용이 담겼다. 해당 법안이 통과되면 회사는 경영권 방어를 위해 자사주 매입에 적극 나설 수밖에 없다. 이는 주식 가치 상승으로이어진다.

“현행 상법이 개정되면,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회사가 쏟아질 겁니다. 대주주의 승계와 경영권 방어를 위해 주가를 억누르던, 그런 행위가 금지됩니다. 또,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기업들은 우호 지분 확보를 위해 공개매수 등을 적극적으로 실시합니다. 이런 상황이 되면 당연히 주가가 자연스레 올라갈 겁니다.” 이어 2016년 주가 흐름을 잘 분석하라는 조언을 남겼다. 2016년도와 2024년은 현재 상황이 비슷하다. 미국에서 여성 후보와 맞붙은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됐고, 한국 대통령은 모두 탄핵소추를 당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은 나란히 부진하다.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2016년 부진하다 2017년에 급격히 상승했습니다. 2025년도 비슷한 흐름을 이어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특히, 반도체 사업에 가장 부정적인 모건스탠리가 2025년 하반기 반도체 가격 상승을 예언했습니다. 반도체 가격 상승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확률이 높습니다.”

박 대표는 이날, 경기 불황을 예측하는 자신만의 지표도 공개했다. 바로 크루즈선 운영사 ‘카니발코퍼레이션’의 주가다.

“카니발코퍼레이션은 경기가 안 좋으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급감하는 회사입니다. 경기가 좋지 않아 크루즈 여행을 취소하는 사람이 속출하면, 바로 회사 실적에 영향을 받습니다. 주가도 당연히 급락하죠. 이 회사 주가가 여전히 건재하면, 경기 침체라고 보기 힘듭니다. 이런 회사 주가를 선행 지표로 보면서, 장세를 판단하는 게 필요합니다.”

3 해외 주식 | AI 소프트웨어, 비트코인, 자율주행 종목 노려라

매경이코노미

해외 주식 투자 전략을 맡은 김기훈 전 트라움자산운용 대표는 AI 소프트웨어, 비트코인 관련주 투자를 추천했다. (윤관식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세 번째 세션에는 김기훈 전 트라움자산운용 대표가 해외 주식 투자법을 소개했다. 김 전 대표는 2025년 주목해야 할 해외 주식으로 AI 소프트웨어 업체와 트럼프 정책 수혜 업종을 선정했다.

“2024년은 엔비디아 같은 AI 하드웨어 업체가 시장을 주도했습니다. AI 분야 확장으로 2025년에는 AI 소프트웨어 관련주의 질주가 기대됩니다. 다만, 2025년 말부터 2026년 초까지 약간의 조정이 있을 겁니다.”

주가 상승이 기대되는 AI 소프트웨어 회사로는 앱러빈, 팔란티어, 스노우플레이크, 서비스나우, 마벨, 오라클 등을 추천했다.

트럼프 수혜 업종에 대해서는 “종목별로 잘 살펴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시장에서 ‘트럼프 수혜주’로 불리는 산업은 우주, 원자력, 자율주행, 비트코인이다. 김 전 대표는 우주와 원자력 분야는 투자에 유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우주 산업은 현재 실적 대비 주가가 고평가된 주식이 많다는 점에서 매매를 권하지 않았다. ‘DESTINY ETF’ 등을 활용한 간접 투자 정도만 고려하라고 강조했다. 원자력은 눈에 띄는 실적을 거둔 업체가 없어 종목을 추천하지 않았다.

반면, 비트코인과 자율주행 종목의 경우 꾸준히 지켜볼 것을 권했다. 대표 회사로는 마이크로스트래티지(비트코인)와 테슬라(자율주행)를 꼽았다.

“비트코인은 이제 자산으로서 일정 부분 인정받는 국면에 들어왔습니다. 코인 ETF에 투자하거나, 비트코인 뱅크를 추구하는 마이크로스트래티지를 사볼 만합니다. 자율주행은 기술보단 정책의 문제입니다. 연방정부가 규제를 풀면 급속도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금 테슬라는 전기차가 아닌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회사로 봐야 합니다.”

주식 매매 시기를 궁금해하는 투자자를 위해 ‘당일 투자 전략’을 소개했다. 미국은 국내보다 정보 비대칭이 적다. 사전 정보 유출 등 문제가 없는 편이다. 때문에, 실적 발표 당일, 회사가 공개하는 실적에 따라 주가 변동이 심하다.

“매매하려는 기업이 과거 좋은 실적을 거뒀을 때를 미리 분석해두십시오. 실적 발표 전 주식을 매입하면, 당일 실적 발표 때 충분한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4 매크로 전략 | 달러는 꾸준히 조금씩 매입해라

매경이코노미

오건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단장은 거시 전략을 설명하면서 “달러는 꾸준히 조금씩 매입하라”고 말했다. (윤관식 기자)


오건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단장이 마지막 연사로 나와 매크로 전략을 발표했다. 오 단장은 최근 불거진 금융위기·외환위기 우려에 대해서는 일축하고, ‘적립식’으로 달러를 사놓으라는 조언을 건넸다.

비상계엄 여파로 외환 시장이 강한 충격을 받았고, 이에 따라 외환보유고의 달러 보유량이 급감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외환위기까지 번지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오 단장은 이런 주장에 대해서 현재 상황을 보면 위기로 보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국가 재정이 흔들려서 나라가 망할 것 같으면 국채 금리가 폭등합니다. 아무도 국채를 사지 않으려고 하니, 이자라도 높게 불러야 돈이 모이거든요. 현재 한국 국채 금리는 많이 떨어진 상황입니다. 재정 위기가 오는 나라의 금리는 절대 하락하지 않습니다. 현재 금융 시스템은 큰 문제가 없습니다.”

다만, 급격한 위기만 없을 뿐, 한국 경제의 취약점은 여전하다고 답했다. 가장 큰 문제로는 ‘잠재 성장률 악화’를 꼽았다. 인구 감소로 경기 활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

“금융위기가 갑작스레 찾아오는 심근경색과 같다면, 현재 한국 경제 상황은 몸이 서서히 나빠지는 만성 질환에 걸린 상태입니다. 당장 가시적으로는 위기가 느껴지지 않지만,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장기화된 상황입니다. 언젠가는 충격에 대비하셔야 합니다.”

오 단장은 현실적인 투자 방안으로 ‘적립식 달러 매입’을 추천했다. 미국 달러 영향력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다만, 외환은 변동성이 심하다. 한 번에 많이 사들이면 시기를 잘못 택했을 때 막대한 손해를 입게 된다.

게다가 환율은 국가가 직접 관리하기 때문에, 아무리 뛰어난 예측력과 분석력을 가진 이도 쉽사리 수익내기 힘든 분야다.

“환율은 국가에서 관리하는 핵심 지표입니다. 달러가 오를 때 투자자가 몰리면, 미국 당국은 관리 차원에서 외환 시장에 개입합니다. 이럴 때 잘못 들어가면 손해 나기 쉽습니다. 꾸준히 조금씩 달러를 모으는 것이 유효한 전략입니다.”

[반진욱 기자 ban.jinuk@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90호 (2024.12.25~2024.12.31일자)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