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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이슈 시위와 파업

동덕여대 학교 측 “과잠시위는 불법”···학생들 “안 부끄럽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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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측 “과잠 늘어놓은 행위는 소방법 위반”

학생들 “학생 억압, 부끄럽지도 않나?”

경향신문

동덕여자대학교 학생들이 지난 11월 서울 성북구 동덕여자대학교 월곡캠퍼스 운동장에서 열린 학생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학생들은 이날 남녀공학 전환 안건에 대해 투표를 진행했다. 정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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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덕여대 재학생·졸업생들이 24일 “학교 측이 과잠(학과점퍼) 시위·대자보 부착까지 금지하려 한다”며 학교본관 점거 해제 이후에도 이어지는 학교 측의 강경 대응을 비판했다.

동덕여대 재학생·졸업생 연대는 이날 오후 1시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백주년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는 학생 탄압을 멈추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학교 측은 대자보 게시까지 ‘불법 게시물’이라 지칭하며 금지하려고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동덕여대 측은 지난 23일 ‘학생단체의 집회 및 학생 홍보물에 대한 공지’에서 “최근 학내에는 규정을 위반한 집회와 홍보물로 학교의 정상적인 운영이 방해받고 있다”며 “불법 집회와 게시물에 대해 학칙 등 관련 규정에 따라 엄격하게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또 학생들이 본관 앞에 ‘과잠 시위’를 위해 놓아둔 학과점퍼에 대해 “점퍼를 무단 방치해 위급 상황 발생 시 소방차 진입도 불가능하다. 소방기본법·교통안전법에 위배된다”며 “기한 내에 수거하지 않으면 이동시키겠다”고 통보했다.

학생들은 “과잠시위·대자보 등 평화적 방식의 항의마저 ‘불법 프레임’을 씌워 학생들을 억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재학생 A씨는 “이웃, 국민을 위해 전국적으로 연대와 투쟁이 일어나는 상황에서 교육기관으로서 학생을 억압하는 것이 부끄럽지 않나”라며 “안전을 위한다고 하지만 과거부터 지금까지 대학본부는 교내안전 유지에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고 했다. 지난해 교내에서 학생 사망사고가 발생한 후 학교 측이 제대로 된 안전대책을 내놓지 않은 것을 비판한 것이다. A씨는 “현재 대학본부에서 막으려는 대자보, 과잠 시위 등은 모두 평화 시위의 표본”이라며 “이마저 금지하면 학생들이 사회의 불의에 어떻게 목소리를 낼 수 있나”라고 했다.

학생들은 입장문을 내고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 부분까지 문제 삼으려 하고, 나아가 헌법에 명시된 기본권 중 하나인 ‘집회 및 결사의 자유’를 침해하려는 대학본부가 경악스럽다”며 “학내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할 것”이라 밝혔다.

동덕여대 학생들이 ‘남녀 공학 전환 반대’ 시위에 나선 후 학교 측은 학생 21명을 경찰에 고소하는 등 강경한 태도로 일관했다. 신남성연대 등 외부에서 가해진 학생들의 안전 위협에는 미온적으로 대처해 논란이 일었다. 학생들은 12·3 비상계엄 사태가 벌어진 지난 3일 본관 점거를 해제했다.

이예슬 기자 brightpear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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