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에 주요그룹 임원 승진 10% 줄어…한화는 37.4% 급감

이재용(오른쪽부터)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연합뉴스

국내 주요 그룹의 임원 승진자 수가 지난해보다 10%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외 불확실성 확대, 경기 부진 등으로 대기업 임원 승진이 ‘바늘구멍’이 된 셈이다.

24일 기업분석연구소인 리더스인덱스는 국내 자산 기준 상위 30대 그룹 중 올해 8월1일부터 이달 20일까지 임원 승진 인사를 발표한 그룹 21개의 계열사 245개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올해 상무급 이상 임원 승진자 수는 130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승진자 수(1442명)에 견줘 9.6% 줄었다.

초임 임원인 상무급 승진자 수는 지난해 1129명에서 올해 1021명으로 9.6% 감소했다. 사장단 이상 고위직 승진자 수는 지난해 43명에서 올해 24명으로 반 토막 나며 감소 폭이 더 컸다.

리더스인덱스 제공

기업별로 회장 승진자는 정유경 신세계 회장과 정교선 현대홈쇼핑 회장 등 2명이다. 지난해 11명이었던 부회장 승진자는 올해 장재훈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부회장, 조석 에이치디(HD)현대일렉트릭 대표이사 부회장, 홍순기 ㈜지에스(GS) 대표이사 부회장, 구본혁 예스코홀딩스 대표이사 부회장 등 4명으로 쪼그라들었다. 4대 그룹 가운데 현대차그룹을 뺀 3곳 모두 3년 연속 부회장 승진자가 없었다. 사장 승진자 수도 지난해 32명에서 올해 20명으로 축소됐다.

반면 임원 승진자 수가 지난해보다 늘어난 그룹은 농협, 씨제이(CJ), 디엘(DL), 미래에셋, 현대백화점 등 5곳에 그쳤다.

10대 그룹 중에선 한화그룹 계열사 13개의 올해 임원 승진자 수가 전년(99명) 대비 37.4% 급감한 62명에 그치며 승진자 수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이어 지에스(33.3%), 신세계(29.6%), 롯데(22.0%), 에이치디현대(12.2%), 엘지(LG)(11.9%) 등의 순으로 감소율이 높았다. 에스케이(SK)그룹의 임원 승진자 수는 2022년 127명, 지난해 82명에서 올해 75명으로 3년 내리 줄어들었다.

10대 그룹 가운데 임원 승진자 수 감소 폭이 가장 적은 곳은 삼성으로 조사됐다. 삼성그룹의 임원 승진자 수는 지난해 265명에서 올해 260명으로 1.9% 줄었다. 계열사별로 삼성전자가 6명 감소했고, 삼성에스디아이(SDI)와 삼성중공업은 각각 9명, 8명 줄었다.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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