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전 전태일의료센터 건립위원회 후원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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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탄핵 시위와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의 ‘남태령 대치’ 등에서 시민 연대 의식이 크게 확산하면서 여러 노동운동 현장에 후원이 줄을 잇고 있다.
24일 취재를 종합하면, 2027년 개원을 목표로 후원을 받는 ‘전태일의료센터’ 건립위원회에는 지난 23일 하루만 2795건(후원금 약 2억9790만원)의 후원이 몰렸다. 전날인 22일도 2727건(후원금 약 2억7820만원)의 후원이 몰려 한때 홈페이지가 마비됐다. 전태일의료센터는 영세사업장·비정규직 등 의료 취약 노동자들을 위한 의료센터를 표방한다. 민간 공익병원인 녹색병원과 원진재단, 민주노총·한국노총 등이 건립을 준비하고 있다.
전태일의료센터 건립위원회는 공사비 190억원 중 50억원을 시민 모금을 통해 받는데, 이날 기준 개인 1만6047명과 단체 277곳이 약 28억6000만원(57.0%)을 후원했다. 지난 11월18일 기준 약 17억1200만원(34.2%)이었던 후원금이 탄핵 정국을 거치며 부쩍 늘었다. 건립위원회는 완공될 병원 벽돌에 후원자의 이름을 새겨주기로 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인터넷 카페 등에는 후원 인증이 줄 잇고 있다. 한 누리꾼은 카페에 “벽돌에 기부자 이름을 새겨 준다는데 제 이름 말고 아기 이름으로 할까 하다가, 가족들 거 다 할 생각이라 일단 오늘은 제 이름으로 완료했다”며 “연말에 이런저런 일이 많아 심란한데 이 후원이라도 할 수 있어 편안한 밤”이라고 썼다.
임상혁 녹색병원 원장은 통화에서 “깜짝 놀랐고 너무 감사했다”며 “우리 사회에 아직도 이런 연대의식이 살아있고, 어려운 사람들과 함께하는 연대가 젊은 친구들을 통해 이뤄진다는 게 한편으론 신기하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하다”고 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이 트랙터를 몰고 서울 한남동 대통령광저로 향하다 서울 서초구 남태령 일대에서 가로막혀 밤새 대치한 다음날인 지난 22일 시민들이 모여 집회를 이어나가고 있다. 정효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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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농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등에 쏟아진 후원 물결은 투쟁·농성 노동자들에게도 이어지고 있다. 원청 교섭 등을 요구하며 국회 앞에서 2년 가까이 천막농성을 하고 있는 민주노총 금속노조 자동차판매연대지회의 후원금 마련을 위한 김 판매 사업에도 구매가 쇄도하고 있다.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1년 가까이 공장 옥상에서 고공농성 중인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노동자들의 투쟁기금 마련을 위한 김 판매도 하루 1~10개씩 팔리던 것이 지난 22일 58개, 23일 20개로 늘었다고 금속노조는 전했다.
2022년 ‘이렇게 살 순 없진 않습니까’라는 구호를 내걸고 파업을 했던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들은 지금도 원청 교섭을 요구하며 한 달 넘게 천막농성과 단식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의 투쟁기금 후원도 지난 21일 7건에서 23일 400여건으로 급증했다. 시민들은 민주노총 금속노조 경남지부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에 ‘남태령에서온소녀’ ‘감기조심하세요’ ‘남태령에못간마음여기’ 등의 이름으로 후원금을 보냈다.
이김춘택 지회 사무장은 “서울에 올라가서 단식투쟁을 하던 중 계엄이 선포되고 탄핵되면서 (이슈에 밀려) 하려고 했던 걸 하나도 못 하고 내려왔는데, 탄핵광장에 나온 시민들이 관심을 가져 주니 놀랍고 감사하다”며 “이런 역동성들이 하청노동자들의 노동 3권 보장 등, 사회를 더 정의롭고 올바른 방향으로 바꾸는 데까지 나아가면 좋겠다”고 했다.
조해람 기자 lenn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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