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장 “過만 들추진 말아야”
밀짚모자에 볏단… 동대구역 광장에 박정희 前대통령 동상 - 23일 오후 대구 동대구역 앞 광장에 설치된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 밀짚모자를 쓴 박 전 대통령이 추수한 볏단을 양손에 들고 웃는 모습으로 만들었다. 이날 열린 제막식에는 동상 설치를 찬성하는 시민 100여 명과 반대하는 시민 100여 명이 몰렸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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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동대구역 앞 광장에 박정희 전 대통령의 동상이 생겼다. 높이 3m 크기로 밀짚모자를 쓴 박 전 대통령이 추수한 볏단을 양손에 들고 웃는 모습으로 만들었다.
대구시는 23일 오후 동상 제막식을 열고 박 전 대통령 동상을 처음 공개했다. 대구시에 따르면, 동상은 대통령 기록관에 보관된 1965년 박 전 대통령의 사진을 바탕으로 제작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근엄한 군인이나 정치인 박 전 대통령 대신 소박한 농부의 모습을 담았다”고 했다.
동상 주변을 둘러싼 돌에는 ‘보릿고개 넘어온 길, 자나깨나 농민 생각’ ‘재임 18년 동안 모내기, 벼 베기를 한 해도 거르지 않은 대통령’이란 글귀를 새겼다.
동상 받침대에는 박 전 대통령이 1974년 쓴 ‘내 一生(일생) 祖國(조국)과 民族(민족)을 爲(위)하여’ 문구를 새겨 넣었다. 동상 제작에는 대구시 예산 6억원이 들어갔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박 전 대통령을 비롯해 모든 역사적 인물은 공과(功過)가 있다”며 “과만 들추지 말고 공을 기려야 하는 것이 후손의 도리이며, 산업화 정신을 간직한 대구시는 박 전 대통령의 공을 잊어선 안 된다”고 했다.
이날 제막식 현장에서는 동상 설치에 찬성하는 시민 100여 명과 반대하는 시민 100여 명이 동시에 집회를 열었다. 경찰 400여 명이 출동해 물리적인 충돌은 없었다.
대구시는 앞서 지난 8월 동대구역 앞 광장의 이름을 ‘박정희 광장’으로 바꾸고 높이 5m 표지판을 설치했다. 내년에는 남구 대명동에 ‘박정희 공원’을 조성하고 박 전 대통령 동상을 또 세운다. 예산 8억원을 들여 6m 크기 동상을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대구=이승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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