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전 경제산업성·국토교통성 방문 후 MOU 체결…
17시 기자회견, 닛산이 최대주주인 미쓰비시도 참석
/로이터=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일본 2·3위 완성차 업체인 혼다와 닛산자동차가 세계 3위 수준의 거대 자동차 업체 탄생을 위한 본격적인 협의에 돌입한다.
23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NHK·요미우리 등 현지 매체들은 혼다와 닛산이 이날 합병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내년 6월 최종 계약을 목표로 한 합병 협의를 시작한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베 도시히로 혼다 사장과 우치다 마코토 닛산 사장은 오후 5시로 예정된 기자회견에서 양사 합병 계획을 공식 발표하고, 구체적인 내용을 설명할 예정이다. 지난 18일 양사의 합병 협상설 보도가 나온 지 일주일도 안돼 합병을 공식화하는 것이다. 이 자리에는 닛산이 최대 주주로 있는 미쓰비시자동차 측도 참석한다고 한다.
닛케이에 따르면 미베 사장과 우치다 사장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경제산업성과 국토교통성을 각각 방문해 부처 고위 당국자와 면담했고, 이후 양사 경협 통합 협의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 합병은 업계 예상대로 새로운 지주회사를 설립해 양사가 편입되는 방식으로, 이후 미쓰비시의 합류도 검토할 전망이다.
이를 위해 양사는 내년 6월 합병 최종 계약을 마무리하고, 2026년 8월 지주사 편입을 위한 주식 상장 폐지를 진행할 예정이다. 신설되는 지주회사의 신임 CEO(최고경영자)는 혼다에서 지명하고, 이사회도 혼다 측 이사가 과반을 점하는 방향으로 논의되고 있다. 이를 두고 요미우리는 "새 회사는 실질적으로 혼다가 주도하는 방향으로 운영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혼다·닛산 합병시 글로벌 자동차 순위 변화 예상/그래픽=이지혜 |
양사의 이번 합병은 자동차 시장 구조 급변 속 중국 업체들의 약진에 따른 것이다. 블룸버그는 "BYD(비야디) 같은 중국 전기차 업체가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시장에서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일본 업체들이 누렸던 '고품질 제조업체의 지위'가 사라졌다"며 일본 자동차 업체들의 실적 부진, 재고 부담으로 인한 공장 축소 등의 경영 위기에 직면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닛산은 북미 시장 부진으로 인한 경영난 해결을 위해 일자리 9000개와 생산 능력 축소에 나섰고, 연간 이익 전망치도 약 70% 하향 조정했다. '전기차 지각생' 혼다는 이륜차 사업 매출로 자동차 분야 부진에 겨우 대응하고 있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전기차 시장 경쟁 속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 업체들의 질주에 홀로 대응하기에는 어렵다고 판단해 두 회사를 합쳐 몸집을 키우고, 투자금 분담 및 기술 공유 등으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의도다.
혼다(2023년 판매량 398만대)와 닛산(337만대), 미쓰비시(78만대) 3사가 합병하면 연간 판매량은 800만대 이상에 달해 세계 자동차 판매량 1위인 토요타그룹(1123만대)과 2위 폭스바겐그룹(923만대) 뒤를 잇는 세계 3위 자동차 업체로 부상하게 된다.
한편 혼다와 닛산은 이번 합병을 통해 자동차 부품 공통화,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 등의 매출 상호 보완, 연구개발(R&D) 기능 및 생산거점 통합 등을 실시해 제품 개발이나 생산비용 효율화를 가속할 방침이다. 요미우리는 "이번 합병은 미국에서의 하이브리드 차량 수요 오판으로 실적 부진을 겪었던 닛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