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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월)

[만물상] 사랑의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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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호랑가시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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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의 공기 정화 기능에 대해 처음으로 본격 실험을 진행한 건 미 항공우주국 나사(NASA)였다. 우주선에서 장기간 지내야 하는 우주인들이 건강을 잃지 않으려면 공기 정화가 무엇보다 중요했기 때문이다. 나사는 10년 연구 끝에 1989년 아레카야자, 관음죽, 스킨답서스 등 50종의 실내 식물의 공기 정화 능력이 탁월하다고 발표했다. 과장됐다는 지적도 있지만 여전히 실내 식물을 고르는 기준으로 이 연구 결과가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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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이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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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곶자왈 부근에선 빌레나무가 자생하고 있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2018년 이 빌레나무가 실내 미세 먼지를 20%가량 줄인다는 실험 결과를 얻었다고 발표했다. 미세 먼지가 극성을 부릴 때여서 생소한 빌레나무가 포털 사이트 검색어 순위에 오를 정도로 관심을 끌었다. 정부는 이 나무를 화분에 심어 교실에 보급하는 시범 사업을 하고 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22일 실내 공기 질을 개선하는 자생식물 15종을 추가 공개했다. 자생식물들과 나사가 공기 정화 식물로 인정한 스킨답서스를 비교 실험한 결과 호랑가시나무, 섬초롱꽃, 산수국, 꿀풀 등 15종이 미세 먼지, 총휘발성유기화합물(TVOCs) 제거에 효과적임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특히 호랑가시나무는 스킨답서스보다 시간당 미세 먼지 제거량이 1.4배, 총 초미세 먼지 제거량이 2배 많았다고 했다. 자원관은 호랑가시나무 열매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사랑의열매’로도 알려졌다고 소개했다.

▶사랑의열매는 1970년대 초부터 성금을 모금할 때 상징으로 사용했다. 2003년 2월 산림청은 백당나무를 이달의 나무로 선정하면서 나무 열매가 사랑의열매와 닮았다고 했다. 그런데 이번엔 생물자원관이 호랑가시나무 열매가 사랑의열매와 닮았다고 한 것이다. 제주도에서 자라는 식물 산호수·자금우 열매도 정말 사랑의열매와 똑같이 생겼다. 다만 처음 이 상징을 디자인한 분은 우리나라 야산에 자생하는 산열매를 형상화했다고 했다. 특정 열매를 본뜬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공동모금회가 진행하는 연말연시 모금액은 22일 현재 2820억원이 모아져 사랑의온도탑이 62.7도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목표액은 지난해보다 3.4% 오른 4497억원이다. 아직은 대기업들이 예년 수준으로 기부하고 있지만 불경기와 비상계엄, 탄핵 정국까지 겹쳐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공동모금회는 노심초사하고 있다. 특히 일반 시민들의 기부가 목표 달성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한다. 지금처럼 어렵고 뒤숭숭할 때일수록 따뜻한 마음이 더 모아졌으면 좋겠다.

[김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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