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기업에 매각 추진 후 정부 반대로 무산…美·日에 타진
MBK "근거 없는 외국인 프레임 씌우기" 강하게 반발
최근 외국인 논란을 빚고 있는 MBK파트너스가 과거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한 국내 기업을 중국에 매각하려고 했다가 정부 반대로 무산된 전력이 주목받고 있다. MBK는 이후에도 해당 기업을 미국과 일본에 매각을 추진했지만 결국 국내 기업에 인수됐다.
/그래픽=비즈워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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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IB 업계에 따르면 MBK는 지난 2019년 두산공작기계의 1순위 매각 대상으로 중국의 모 기업을 선정하고 협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협상이 원활하게 진행됐지만 두산공작기계가 국가핵심기술인 '고정밀 5축 머시닝 센터의 설계·제조 기술' 등을 보유하면서 정부 반대에 부딪혔다.
산업기술보호법 11조의2와 국가첨단전략산업법 13조에 따르면 국가핵심기술과 국가첨단전략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해외에 인수합병(M&A)될 때는 정부 승인을 받아야 한다.
두산공작기계는 2016년 4월 MBK에 인수됐을 당시 국가핵심기술 보유 기업이 아니었고 인수 이후인 같은 해 11월에 국가핵심기술 보유 기업이 됐다. 이를 근거로 정부는 두산공작기계의 중국 매각을 가로막았다. 결국 정부 반대로 두산공작기계를 중국 기업에 매각하는 게 어려워지자 MBK는 일본과 미국 등으로 시선을 돌렸다.
업계 관계자는 "MBK가 정부 당국에 여러 차례 중국 기업에 매각할 방법이 없는지 문의했지만 정부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지속해서 내비쳤다"며 "국가핵심기술을 가진 기업을 해외에 매각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는데도 이후 일본과 미국으로의 매각을 타진했다"고 설명했다.
MBK는 결국 2년 뒤인 2021년에 국내 자동차 부품사인 디티알오토모티브로 두산공작기계 지분 100%를 약 2조4000억원에 매각했다. 두산공작기계를 인수한 지 약 5년 만에 투자금을 회수한 것인데 당초 계획보다 약 2년이 지체됐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과거 사례를 두고 MBK가 향후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한 고려아연에 대한 M&A에 성공한 뒤 해외 매각을 시도할 것이란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과거 MBK가 두산공작기계를 살 때 차후에 해외 매각이 어렵다는 걸 인지하고 있었지만 어떻게든 정부를 설득해 해외에 팔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었다"며 "고려아연에 대해서도 국내외 상관없이 가장 비싸게 값을 쳐주는 곳에 매각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MBK는 현재 '외국인 투자' 논란에 휩싸인 상태다. 산업기술보호법과 국가첨단전략산업법 시행령에서는 외국인이 다른 주주와 계약 또는 합의에 의해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법인이 다른 외국인과 합산해 국가핵심기술과 국가첨단전략기술을 보유한 기업을 인수하려고 할 때는 정부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MBK가 고려아연을 중국에 매각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 단 한 번도 보유 기업을 중국에 매각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국가핵심기술 때문에 팔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MBK에 대한 불신이 커질 수 있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MBK는 외국인 논란을 두고 "고려아연 측의 근거 없는 외국인 프레임 씌우기가 도를 넘었다"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고려아연 투자 주체인 'MBK파트너스 유한책임회사'는 국내 법인이며 내국인인 윤종하 부회장과 김광일 부회장이 의결권 기준으로 공동 최다출자자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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