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으로 피벗한 워런 버핏
‘재귀성 이론’ 앞세운 반박 논리도
‘재귀성 이론’ 앞세운 반박 논리도
(로이터연합) |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S&P500) 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22배를 넘어섰다. 지난 30년 평균인 16.8배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주가수익비율은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값이다. 수치가 높을수록 주가가 고평가된 상태라고 해석한다. 이에 시장에선 미국 증시 거품론이 불거진다. 벤자민 보울러 뱅크오브아메리카 애널리스트는 “역사적으로 가장 강력한 증시 호황은 가장 강력한 폭락으로 이어졌다”며 “현시점에서 폭락을 피하기에는 너무 늦었다”고 경고했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도 최근 시장 과열에 대한 경고 신호를 보냈다. 워런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는 올해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역대 최고 수준인 3250억달러의 현금을 보유 중이라고 밝혔다. 또 여러 분기에 걸쳐 주식을 순매도 중이라고 덧붙였다. 최근에도 이 같은 흐름은 계속돼 주식을 매도하고 채권에 투자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워런 버핏이 22년 만에 채권으로 피벗한 것은 미국 주식에 대한 분명한 경고의 신호”라고 평가했다.
다만 일각에선 거품론은 과도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성환·오한비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재귀성 이론’을 앞세워 미국 증시 가격 우려에 반론을 제기했다. 재귀성 이론은 조지 소로스가 제시한 개념이다. 기업 수익이나 경기 전망 등 실질적 수치뿐 아니라 시장 참여자의 오류나 편견이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내용이다.
김성환·오한비 애널리스트는 “재귀성 이론의 핵심은 PER과 주당순이익(EPS)이 상호 강화되는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①주가가 오르면 기업의 자금 조달이 쉬워지고 ②이 돈으로 기업이 투자를 늘리면 EPS가 개선된다 ③시장 참여자는 개선된 EPS를 긍정적 신호로 보고 또 투자한다 ④업황은 임계치에 이를 때까지 호황을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신한투자증권 리포트 중 일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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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오한비 애널리스트는 “재귀적 순환이 끊어지고 가격 버블이 시작되려면 공급 과잉 위험이 본격화해야 한다”며 “하지만 현재 미국을 주도하는 산업 중 공급 과잉이 우려되는 부문은 많이 없고, 신규 플레이어의 진입도 제약된다. 높은 PER로 미국 증시 투자 매력이 떨어진다고 말할 환경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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