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비뚤 ‘안면신경마비’…48시간 내 치료
얼굴 근육과 기온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추운 곳에서 자면 입 돌아간다’는 말은 허풍이 아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
“추운 곳에서 자면 입 돌아간다.”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겨울철,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말이다. 많은 이가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만, 추운 날 입이 돌아가는 일은 실제로 발생한다. 얼굴 근육과 기온은 밀접한 관련이 있어 겨울철 안면신경마비 발생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영구 장애를 불러올 수 있다.
안면신경마비는 말 그대로 얼굴 신경이 마비되는 질환이다. 대부분 한쪽 얼굴에만 발생한다. 한쪽 얼굴만 움직일 수 있어 얼굴이 전반적으로 돌아간 것처럼 보인다. 이마부터 입까지 주름을 잡을 수 없고, 한쪽 입을 움직이기 어려워 양치를 하거나 식사를 할 때 마비된 쪽으로 침이나 음식물을 흘리기 쉽다. 또 마비가 온 쪽 얼굴의 눈이 잘 감기지 않아 눈이 뻑뻑하고 흐려 보일 수 있으며 고막에도 영향을 줘 소리가 울리는 느낌을 받는다.
겨울철 안면신경마비 발생률이 높아지는 건 면역 체계와 관련 있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대부분 단순포진 바이러스 등 바이러스 감염과 연관이 크다고 알려졌다. 기온이 낮아지면 인체 면역력은 떨어진다. 수면 시에는 체온까지 낮아지는 만큼 바이러스에 취약하다.
박정미 강릉아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 ‘추운 곳에서 자면 입이 돌아간다’는 말은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다”라며 “체온이 낮아진 상태에서는 면역 기능이 떨어져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해지는데, 감염은 안면신경마비의 주원인”이라고 말했다.
안면신경마비는 저절로 낫지 않는다. 반드시 치료가 필요하다. 치료 골든타임(48시간)을 벗어나면 후유증이 남아 영구 장애를 겪을 수 있다. 박정미 교수는 “골든타임이 지난 환자의 약 30%는 완전 회복이 되지 못하고 후유증이 남는다”며 “골든타임 이내에 치료를 시작하는 경우, 영구 장애 확률을 절반인 15% 정도로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골든타임 48시간…방치하면 영구 장애
치료는 크게 약물과 수술 방식으로 나뉜다. 약물치료는 대표적으로 고용량 스테로이드를 사용한다. 마비가 진행되는 안면신경의 염증을 줄이고 신경 회복을 앞당기는 데 도움이 된다. 최대한 빨리 투여할수록 효과가 좋다. 스테로이드와 함께 항바이러스제, 혈액순환제, 비타민B 등이 처방될 수 있다. 약 1~2주간 급성기가 지난 이후에는 물리치료(안면재활치료)가 도움 된다. 물리치료는 회복될 때까지 계속하는 것이 좋다.
수술치료인 안면신경갑압술은 완전 마비에 가까운 중증 안면신경마비와 외상으로 인한 안면신경마비에만 제한적으로 진행된다. 시간이 지나도 안면신경마비가 회복되지 않거나 후유증이 남았을 경우, 안면 재건 수술 등 성형수술을 선택할 수 있다.
안면신경마비를 완벽하게 예방할 방법은 없다. 다만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질환인 만큼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 충분한 휴식과 수면, 건강한 생활 습관과 스트레스 관리가 중요하다.
[최창원 기자 choi.changw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89호 (2024.12.18~2024.12.2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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