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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자막 삭제 ‘계엄 옹호’ 의혹 KTV…유인촌 “감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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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0일 오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긴급현안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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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케이티브이(KTV·국민방송)의 자막 삭제 등 비상계엄 옹호 논란과 관련해 감사를 예고했다.



유 장관은 20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긴급현안질의에서 이기헌 더불어민주당이 케이티브이에 대한 감사를 요구하자 “네”라고 답하며 감사에 착수할 뜻을 밝혔다. 이 의원은 “케이티브이 간부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계엄이 불법이다, 위헌이다'라는 정치인들의 발언을 다룬 방송 자막을 삭제하라고 지시했다”며 이런 내용이 녹음된 음성 통화를 공개했다. 문체부는 산하 한국정책방송원이 소유한 케이티브이에 대한 감사 권한을 지닌다.



케이티브이는 지난 3일 밤 11시 비상계엄 특보를 보도하면서 계엄조치를 비판하는 정치인들의 발언과 국회의 움직임 등에 대한 내용을 화면 하단의 자막으로 내보낸 뉴스 자막 담당자에게 이를 삭제하라고 지시했다. 이 방송은 실무 담당자가 이런 지시를 거부하자 다음 날인 4일 오후 그에게 해고를 통보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은우 한국정책방송원장이 삭제를 지시한 자막은 ‘이재명 “위헌적 계엄선포…국민 여러분, 국회로 와달라”’, ‘한동훈 “계엄선포 효과 상실…군경 공권력 행사 위법”’ 등인 것으로 파악됐다. 케이티브이는 비상계엄 당시 3시간 동안 진행한 특보에서 계엄군이 국회에 진입하는 장면이나 국회가 계엄 해제를 의결되는 장면 등은 보도하지 않은 채, 윤 대통령의 담화만 10차례 반복 송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문체위에 출석한 이은우 원장은 “케이티브이는 행정부를 대변하는 방송”이라며 “(해당 자막은) 정부 정책방송의 기조와 전혀 안 맞는다”고 말했다. 뉴스 자막 담당자를 해고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내년 1월에 정기 개편이 있어서 이력서를 다시 제출해야 한다고 얘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유 장관은 이날 비상계엄의 적법성을 묻는 의원들의 거듭된 질의에 “비상계엄은 잘못된 것”이라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또 지난 10일 정부 대변인 자격으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발표한 것과 관련해선 “국정 안정을 호소하는 의도였을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며 “비상계엄을 옹호하는 것으로 느껴졌다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내란에 해당하는지 의견을 밝히라는 의원들의 요구엔 “국무위원인 제가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답변을 피했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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