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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백악관 “중 핵무기 계속 늘리면 미국도 증강배치 결단할 순간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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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야외 전시장에 전시된 미사일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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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백악관 고위 관계자가 중국이 현재 추세로 핵무기 보유를 늘려나갈 경우 미국도 핵무기 재배치(changes in deployment)에 나서야 하는 순간이 올 수 있다고 밝혔다. 맥락상 핵무기 증강 가능성까지 포함한 발언으로 보인다. 미국은 ‘핵무기 증강’이 아닌 ‘현대화 등을 통한 억제력 강화’를 앞세우며 비확산 체제를 지지해왔다. 향후 미국의 정책 전환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본격 검토는 차기 행정부 몫’이라고 선을 그었다.



존 파이너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은 19일(현지시각) 워싱턴에서 열린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대담에서 중국의 핵무기 위협에 대한 미국의 대응을 설명하면서 “중국 포함 적성국들이 핵무기 비축량과 배치된 핵무기 수를 계속 증가시킨다면, 미국도 (핵무기) 배치 변화에 나서는 게 합리적일 뿐 아니라 필수적일 수 있는 순간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핵개발이 미국을 겨냥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지도를 보거나 사거리를 분석했을 때, 중국의 핵 개발이 본질적으로 미국을 겨냥하고 있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우리가 보유한 정보에 기반하면 피할 수 없는 결론”이라며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다. 위협이 될 수 있는 능력 개발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문제에 대한 접근 방식은 다음 행정부가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미국 국방부는 ‘2024 중국 군사력 보고서’를 공개하면서 ‘현재 중국의 운용 가능한 핵탄두 수는 600개 이상’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5월 기준 ‘500개 이상’이라던 추정치에서 100개가량 늘어난 수치다. 보고서는 중국이 2030년까지 1000개 이상의 핵탄두를 보유할 것으로 전망하며, 중국의 핵무기 보유고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러시아 두 주요 적대국 동시 억제’라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지만 핵무기 증강 압력은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이 중국의 핵 증강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는 미국 핵무기 전력의 형태를 결정할 가장 중요한 요소”라며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의 핵 증강에 대응하기 위해 어떤 조치가 필요한지 명확히 밝힌 적이 없지만 핵태세 검토 보고서(NPR)를 보면 ‘피해 억제’가 아닌 ‘억제력 복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거로 해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적이 공격하지 않도록 심리적·전략적 압력을 가하는 것이 ‘억제’라면 ‘피해 제한’은 이미 발생한 공격 또는 임박한 공격으로 인한 피해를 물리적으로 최소화하는 데 중점을 둔다. 제한적 핵전쟁까지 열어둔 개념이다.



파이너 부보좌관은 “일부 전·현직 관료들이 향후 (핵무기) 증강이 필요할 수 있다는 견해를 표명하기도 했지만 절반만 맞는 말”이라며 “핵태세 검토 보고서(NPR)에 나오는 ‘미국은 러시아, 중국, 북한을 동시에 억제할 수 있어야 한다’는 문장의 의미는 ‘억제력 복원’을 대통령에게 요구하는 문장으로 해석하는 게 맞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문장을 ‘미국이 다수의 적대국으로부터 동시에 피해를 제한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뜻으로 읽는다면 제 해석과는 다른 것”이라며 “(제 해석은) ‘억제력 복원’이며 이는 ‘피해 제한’보다 훨씬 낮은 기준”이라고 설명했다. 핵태세 검토 보고서는 미 국방부가 작성하는 핵무기 정책, 억제 전략, 배치 지침 등을 다룬 주요 전략 문서다.



김원철 기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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