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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0 (금)

이화영 2심서도 “쌍방울이 이재명 방북비용 대납”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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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송금’ 등으로 징역 7년 8개월

‘쌍방울의 불법 대북 송금’으로 기소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게 2심 법원이 징역 7년 8개월을 선고했다. 1심의 9년 6개월에서 1년 10개월 깎였다. 하지만 1심과 마찬가지로 ‘불법 대북 송금’의 사실관계를 모두 인정해, 같은 사건으로 ‘제3자 뇌물죄’ 혐의를 받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재판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조선일보

2018년 北아태위 부위원장과 함께 선 이재명·이화영 - 리종혁(가운데) 북한 조선아태위 부위원장이 2018년 11월 경기도를 방문해 당시 이재명(왼쪽) 경기지사, 이화영(오른쪽)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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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고법 형사1부(재판장 문주형)는 19일 뇌물 및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으로 이화영씨에게 징역 7년 8개월에 벌금 2억5000만원과 추징금 3억2595만원을 선고했다.

이 사건은 2019년 경기도 부지사 시절 이화영씨가 북한의 스마트팜 사업비 500만달러와 경기도지사이던 이 대표의 방북 비용 300만달러 등 총 800만달러를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에게 대신 내게 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1심과 같이 394만달러(스마트팜 사업비 164만달러+방북 비용 230만달러)는 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불법 송금으로 인정했고, 실제 북한에 건너간 돈은 800만달러가 맞는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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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철원


2심은 “스마트팜 사업비 500만달러는 쌍방울 측이 주가 부양을 위해 투자한 것”이라는 이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쌍방울이) 주가 부양 효과를 기대한 사정은 보이지만, 이는 김성태씨가 이씨의 대납 요청을 받아들인 핵심 동기에 불과하다”고 했다.

방북 비용 대납과 관련해선 “이화영씨의 작년 7월 21일 옥중 서신에 김성태 전 회장에게 ‘이재명 지사의 방북을 신경 써 달라’고 했다는 내용이 있다”며 “김성태씨가 이화영씨의 요청에 따라 이 지사의 방북 비용을 대신 지급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했다. 앞서 이씨는 이 서신을 통해 ‘이재명 지사에게 보고했다’는 검찰 자백을 뒤집으려고 했는데, 재판부가 이 대표의 방북비 대납을 요청한 내용에 주목한 것이다.

이씨와 민주당이 제기한 ‘검사실 연어 술 파티’ ‘진술 회유를 위한 세미나’ 등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은 “교도관들이 다수 동행한 점 등을 볼 때 그런 일이 있었는지 상당한 의구심이 든다”며 “정치인으로서의 경력 등을 모두 고려할 때 연어나 술 등으로 진술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도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씨 2심 선고 후 민주당은 국회 법사위 소위에서 수사기관이 허위 진술을 강요한 경우 시효 없이 영구적으로 민형사 책임을 물을 수 있게 한 법안을 통과시켰다. 검찰은 이에 대해 ‘이재명 수사를 전방위적으로 압박하기 위한 무리한 법안’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6월 불법 대북 송금 사건과 관련해 ‘제3자 뇌물’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쌍방울에서 대북 사업 편의를 봐 달라는 청탁을 받고 스마트팜 비용 사업비 500만달러와 자신의 방북비 300만달러를 김성태 전 회장에게 대신 내도록 했다는 혐의다. 법조계에선 “2심까지 ‘불법 대북 송금’의 실체가 인정된 만큼 이 대표의 재판도 불리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왔다. 다만 이 대표가 대북 송금을 보고받거나 지시하는 등 이화영씨와 공모했는지가 최대의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씨는 작년 6월쯤 검찰에서 이 대표에 대한 보고 및 지시 사실을 인정했다. 2019년 7월 말 북한과 함께 치른 국제 대회를 마치고 이 대표에게 “북에서 의전 비용을 요구한다” “쌍방울에서 지사님의 방북 비용까지 비즈니스적으로 처리할 것” 등의 보고를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씨는 작년 7월 옥중서신을 공개하며 진술을 뒤집었다. 법정에서도 부인했다. 검찰은 재판부에 쌍방울과 북한 측의 협약식에 참석한 이씨의 출장 계획서, 귀국 후 제출한 김 전 회장 사진이 첨부된 국외 출장 결과 보고서 등도 증거로 제출했다.

앞서 1심은 “이 대표에게 대납 사실이 보고됐는지는 이 사건과 직접 관련 없다”면서도 “김 전 회장이 이씨에게 ‘이재명 지사에게 보고했냐’고 했을 때 ‘당연히 그쪽에 말씀드렸다’는 말을 들었다고 반복해 진술하는 것을 충분히 수긍할 수 있다”고 했다.

2심 또한 김 전 회장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했다. 2심은 “(이화영씨는) 김 전 회장이 자기에 대한 수사 축소를 위해 허위 진술을 했다고 하지만 뒷받침할 자료가 없다”고 했다. 다만 2심은 이화영씨가 이 대표에게 대북 송금을 보고했는지 여부는 따로 판단하지 않았다.

이 대표의 ‘제3자 뇌물죄’는 800만달러가 모두 유죄로 인정되면 법정형이 최고 무기징역에 달하는 중범죄다. 현재는 이 대표가 ‘법관 기피’ 신청을 해 재판이 중단돼 있다.

[양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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