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조선일보 신춘문예 8개 부문 응모작 7755편
지난 6일 오전 서울 중구 조선일보에 '2025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소설 예심 심사위원들이 모였다. 왼쪽부터 서효인 시인, 서이제 소설가, 정영수 소설가, 유희경 시인, 박인성 문학평론가, 박민정 소설가, 안희연 시인. /장련성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2025년 신춘문예 8개 부문에 총 7755편의 응모작이 접수됐다. 통상 8000편 이상이 접수됐던 것과 비교하면 응모작이 줄었다. 부문별로 보면 시 4689편, 단편소설 590편, 동시 1753편, 동화 158편, 시조 452편, 희곡 72편, 문학평론 24편, 미술평론 17편이 접수됐다. 동시 부문만 지난해보다 300편 이상 늘었고, 나머지 부문은 모두 감소했다. 소설가 한강이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해지만, 소설 부문 응모작도 지난해 811편에서 590편으로 줄었다. 이에 “노벨상 발표 이후 뜨겁게 달아오른 문학을 향한 열기가 반짝 관심에 지나지 않을까 우려된다”는 반응도 나왔다.
지난 6일 서효인·안희연·유희경 시인이 시 부문 예심을, 소설가 박민정·서이제·정영수와 문학평론가 박인성이 소설 부문 예심을 마쳤다. 예심 결과 시 11명, 소설 10명의 작품이 본심에 진출했다. ‘팬데믹’이라는 소재는 자취를 감췄지만, 그후 뿔뿔이 흩어진 듯한 감각은 남았다. 안희연 시인은 “팬데믹 이후 각자의 문을 열고 집 밖으로 걸어나오기는 했으나 여전히 타인은 먼 존재로, 도시는 비대하게 인식되는 심리적 공동화 현상을 겪는 듯하다”고 했다. 다만 “이런 심리적 파고를 상황이나 장면에 빗대어 표현하기보다는 직접적으로 호소, 토로하는 방식은 아쉬웠다”고 평가했다.
그래픽=이진영 |
유희경 시인은 “전통적인 서정시보다 ‘지금 여기’의 삶이 가진 의미를 사유하려는 노력이 분명해졌다”며 “’도회지적 풍경’이라 말할 수 있는 시들이 대다수를 이루고 있다는 것은 현대 한국인의 주거가 주로 도시를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이어 “당연하다 수긍하면서도 근사한 자연 묘사를 볼 수 없다는 점은 아쉽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인 이름을 호명하는 시도 많았다. 서효인 시인은 “사물과 타자에 낯선 이름을 붙이고 거기에서부터 새로운 감각을 불러일으키는 시도일 텐데 기성 시인의 흔적이 보이는 경우가 왕왕 있었다”고 지적했다.
소설은 동시대에 더 바짝 붙어 있었다. 최근 몇 년간 트렌드였던 ‘SF 소설’은 찾기 어려웠다. 박인성 문학평론가는 “노골적인 물질주의와 모든 것이 돈으로 환산되는 자본주의의 즉물성에 대한 소설적 묘사가 두드러졌다”고 했다. 정영수 소설가도 “부동산이나 주식 투자, 코인 등 물질에 대한 갈망이나 결핍을 담은 작품이 많았다”면서 “’로또 청약’이라는 단어를 여러 작품에서 만났다”고 했다. 이어 “‘마이크로 셀럽’으로 불리는 실제 유명인을 언급하거나, 인터넷 밈(meme)을 거침없이 소설에 등장시킴으로써 일상적 풍경을 문학적 언어로 생생히 표현하려는 시도도 엿보였다”고 했다. 이에 박민정 소설가는 “세태소설이 갖는 정치한 풍속 묘사로 확장되면 좋지만, 단순히 물성에 대한 집착으로 그쳐 아쉬운 점도 있었다”고 했다.
외국인이 등장하는 소설도 종종 보였다. 서이제 소설가는 “이전에는 소설에 외국인이 등장할 경우, 주로 이주 노동자나 인종차별 문제 등 사회적 측면에서 다뤄졌다면 올해 만난 소설들은 그렇지 않았다”면서 “사회 공동체 안에 속한 다양한 얼굴 중 하나로서 주인공의 친구이거나 가족으로 등장했고, 화자로 등장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했다.
시·소설을 제외한 다른 부문은 예심 없이 본심을 치른다. 당선자는 이번 주 중으로 개별 통보하고, 내년 1월 1일 자 조선일보에 당선작을 발표한다. 예심 심사위원들의 심사평 전문은 chosun.com
[황지윤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