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게서 에게로
“-기다리는 그는 왜 오지 않습니까?-모릅니다. 알아도.(…)-모를 겁니다. 알아도.” “-당신의 기다림은 끝나가기만 할 뿐입니다. 영원히 지연되며.” 기다림은 태동이자 소멸이고, 첫사랑이며 마지막 이별, 하여 ‘너’에게서 ‘너’에게다. 찰나적 ‘윤슬’의 영원한 생애랄까. “자리를 잡지 못한 네 말들로 이곳은 범람한다”는 김근의 5번째 시집.
문학동네, 1만2000원.
♦몸과 고백들
이서수 작가의 기발표작과 신작을 엮은 연작 소설집. 각 꼭지 제목만으로 주제가 선연하다. ‘몸과 여자들’ ‘몸과 우리들’ ‘몸과 금기들’ ‘몸과 무경계 지대’ ‘몸과 비밀들’. “여성의 섹슈얼리티에 대한 이야기”가 늘길 바라며 쓴 중편으로부터 ‘인간적 몸’의 해체를 바라듯 “왜 내 몸이 균류가 되었을까” 묻기까지 “저”의 고백이 이어진다.
현대문학, 1만6800원.
♦크리스마스는 어디에?
지난 10월 노벨문학상 소식 외 아일랜드발 뉴스로 서구가 들썩였다. 명작 ‘드라큘라’의 작가 브램 스토커(1847~1912)의 미발간 작품이 발굴, 1년 작업을 거쳐 세상에 공개된 덕분. 1890년 12월17일 더블린 일간지 ‘데일리 익스프레스’에 실린 단편 ‘지빗 힐’. 아울러 엮인 유럽 작가들의 크리스마스 단편집.
금희연 등 옮김, 아도니스출판, 1만8000원.
♦미로 속 아이
프랑스 인기 작가 기욤 뮈소(50)의 데뷔 20주년 새 장편. 이탈리아 부호의 상속녀이자 유명 종군기자였던 여성의 돌연한 죽음과 추리라는 전형적 유럽 스릴러. 게다가 남편 등 유력 용의자와 수사진의 ‘내막’이 어지간히 폭로되고 있음에도, 독자는 결미까지 이끌린다. 특유의 구성력과 반전 덕분이다.
양영란 옮김, 밝은세상, 1만8500원.
♦장미의 기적
“나는 오랫동안 나 자신이 되고 싶었다. 강도가 되기로 마음먹었을 때 비로소 나 자신이 될 수 있었다” “나는 귀가 머리에 들러붙은 사람, 가벼운 말더듬이, 세 손가락이 절단된 사람들을 열렬히 사랑했다.” ‘악의 성자’로 불린 프랑스 작가 장 주네(1910~1986)가 40년대 수감 생활을 배경으로 썼다.
박형섭 옮김, 장정일 해제, 문예출판사, 1만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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