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을 담은 스웨덴 기업 볼론의 재활용 바닥재. 볼론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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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은 취향의 반영이다. 해외에서 사 온 기념 자석을 냉장고에 붙이고, 화려한 꽃무늬 접시 세트를 사고, 내 집 마련을 하면 벽지 색부터 콘센트 커버까지 골라 인테리어를 한다. 그 사람의 집을 보면 어느 정도 어떤 성격을 지녔고 어떤 삶의 패턴으로 살아가는지 짐작이 가기도 한다.
빛나는 형태들의 노래 김종진 지음, 효형출판, 2만2000원 |
벽은 왜 네모일까, 바닥은 왜 수평을 유지할까, 창문은 왜 구름 모양으로 하진 않을까. 한 번도 물은 적 없던 질문의 답을 엿보자. 이 책은 당연하게 우리 주변을 채워온 건물, 조형물들의 탄생 비화를 전해준다. 고인돌은 왜 수평의 돌을 수직의 기둥이 괴고 있는 형태를 띠는지, 수평의 바닥들을 겹겹이 쌓은 듯한 건물 테라스에 섰을 때 파노라마 사진의 생경함을 느껴지는 이유는 뭔지… 이렇게 짚어주니 문득 궁금하지 않은가. 정말 왜 우리네 집은 수평판과 수직판으로만 지어진 것일까?
인류는 늘 자연을 경외하고 꿈꿔왔다. 수평선으로 이뤄진 대지를 보고 모방한 형태의 바닥판을 구현하고, 수직으로 떨어지는 물줄기를 보며 그것을 닮은 담벼락을 세웠다. 또 건물에는 인간 본성이 묻어나기도 한다. 외부세계를 차단하고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고자 하는 소망. 그 본능적 소망이 지금의 수많은 건물을 세웠다고 한다.
이쯤에서 이 글을 보는 당신에게만 알려주는 비밀 하나. 항상 그 자리에 있던 건축물에 사실 다 의미가 있었음을 알아가는 경험은 꽤 짜릿하다는 점이다. 어쩌면 평범했던 당신의 세계가 조금은 특별해 보일지도 모르니까.
유정아 기자 ver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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