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9 (목)

이슈 김정은 위원장과 정치 현황

"이 정도면 김정은과 언제든 대화"…트럼프 외교안보라인 뜯어보니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the300]

머니투데이

(브라운스빌 로이터=뉴스1) 우동명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9일(현지시간) 텍사스주 브라운스빌에 위치한 우주 발사시설 ‘스타베이스’에서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 우주선 스타십의 여섯 번째 지구궤도 시험비행을 빨간색 ‘MAGA 모자’를 쓰고 지켜보고 있다. 2024.11.20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브라운스빌 로이터=뉴스1) 우동명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북한 문제를 주요 업무로 맡을 특수임무담당 대사에 자신의 최측근을 지명하면서 북미 대화 재개가 현실화하는 기류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을 이끌어갈 인사 면면에 대해 "이 정도면 김정은과 언제든 대화를 시작하겠다는 의지로 봐도 무방할 정도"라고 평가했다. 12·3 비상계엄 여파와 탄핵 국면으로 혼란에 빠진 우리나라가 '패싱'(배제)을 피하기 위해 긴밀히 움직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외교가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북한 업무 등 특수임무를 담당할 대사에 자신의 '외교 책사'인 리처드 그리넬을 지명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소셜미디어에 "그는 베네수엘라와 북한 등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일부 영역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며 "힘을 통한 평화를 위해 계속 싸울 것이며, 항상 미국을 가장 최우선에 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넬은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주독일 대사와 국가정보국(DNI) 국장 대행, 세르비아·코소보 평화 협상을 위한 대통령 특사를 지냈다. 이전에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8년간 근무하며 북한 등 여러 국가와 협의를 진행했다.

그리넬은 지난 7월 미국 위스콘신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RNC)에서 트럼프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난 것을 적극 옹호했다. 그리넬은 당시 "김정은을 승인한 것이 아니라 김정은이 이웃을 위협하고 있고, 미국의 이익을 위협하고 있다는 현실 인식에 따른 것이었다"며 "나는 트럼프가 그 사람(김정은)과 관여했다는 사실을 사랑했다. 그것이 트럼프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내 대북협상에 옹호적인 인사는 그리넬뿐만이 아니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1기 행정부 때 미국 국무부 부차관보로 재직하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두 번의 회담을 성사시킨 앨릭스 웡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으로 지명했다. 윙은 '북핵통'으로 불리는 북한 전문가다.

머니투데이

(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 지명자가 5일 (현지시간) 워싱턴 의사당에서 의원들과 회동을 한 뒤 취재진을 만나 음주 및 성 비위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도 내게 끝까지 싸우라고 격려했다”고 밝히고 있다. 2024.12.06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국방장관으로는 폭스뉴스 진행자 출신인 피트 헤그세스를 지명한 상태다. 헤그세스는 트럼프 당선인의 대북 협상 시도를 찬성해 온 인물이다. 폭스뉴스를 진행할 당시 "세상을 더 안전하게 만들 수 있다면 김정은이 원하는 걸 주자"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한 외교안보 전문가는 "트럼프 당선인이 인선을 통해 노골적으로 대북협상에 대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이번에는 1기 때의 대북협상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북미 대화를 직접 관장하겠다는 뜻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리나라가 북미 대화에서 배제당할 수 있다는 우려는 더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연 첫 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에 대해서는 "내가 잘 지내는 또 다른 사람"이라며 친분을 과시했지만 한국 정부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2017년 트럼프 1기 출범 당시에도 한국은 권한대행 체제라는 이유로 외교 접촉 우선순위에서 번번이 밀린 바 있다.

머니투데이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18일 서울 중구 태평로1가 한국프레스센터 코시스센터에서 진행된 외신기자 대상 합동 간담회에서 질의 답변하고 있다. 합동간담회에 참석한 최상목(기재부), 조태열(외교부) 두 장관은 대외 신인도 관리 의지·시장 안정 메시지 전달과 국내 정치 상황과 무관하게 대외정책 기조는 그대로 유지될 것을 외신에 강조했으며, 또한 내년 1월로 다가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2기 출범을 앞두고 경제·외교 분야 관련 입장을 전했다. /사진=임한별(머니S)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도 미국의 이같은 움직임에 선제적 대응을 강조했다. 조 장관은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교부·기재부 장관 합동 외신 간담회에서 그레넬이 특수임무담당 대사로 지명된 점을 언급하며 "북한 문제, 특히 북한 핵 문제에 대한 생각을 우선순위 과제에서 빼놓지 않았다는 걸 입증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그간 북한과 협상을 거부한 게 아니라 북한이 대화와 협상을 거부해서 소통이 단절돼 있었던 것"이라며 "앞으로 핵 문제를 포함해 북핵 문제 협상의 기회가 열린다면 그 모든 기회에 (우리도) 열려 있는 입장이다. (우리가) 사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채원 기자 chae1@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