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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시리아와의 영유권 분쟁지인 골란고원 내 요충지 헤르몬산 정상을 찾아 “군대를 장기간 주둔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 붕괴로 시리아가 혼란을 겪고 있는 것을 틈타 8일 헤르몬산 정상을 점령했다. 시리아 과도정부의 실권을 쥔 이슬람 수니파 계열의 반군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은 “이스라엘군의 주둔은 정당성 없는 부적절한 위협”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18일 이스라엘 총리실은 네타냐후 총리가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 등과 함께 헤르몬산 정상에 올라 시찰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에서 네타냐후 총리는 눈 덮인 헤르몬산에서 방탄조끼를 입은 채 “이스라엘의 안보를 보장하는 다른 합의가 있을 때까지 이곳에 머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몇 년, 특히 몇 주 동안 시리아에서 극적인 사건이 발생하면서 이스라엘 안보에 있어 이곳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 총리가 시리아 영토에 들어간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전했다.
카츠 장관은 헤르몬산에 대해 “안보 위협을 감시하기 위한 이스라엘의 눈”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또 “필요한 만큼 오래 주둔해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와 이슬람 극단주의를 추종하는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의 반군(HTS)에 대한 억지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헤르몬산은 이스라엘, 시리아, 레바논 세 국가와 맞닿아 있는 전략적 요충지다. 높이는 2814m로 이스라엘과 시리아에서는 가장 높고, 레바논에서 두 번째로 높은 산이다. 특히 헤르몬산은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와 불과 35km 떨어져 있고, 헤즈볼라의 근거지인 레바논 남부와도 인접해 이스라엘 입장에선 안보 가치가 매우 크다.
HTS의 수장 아메드 알 샤라는 15일 시리아 매체에 “이스라엘의 헤르몬산 점령은 정당성이 부족하고 부적절한 위협”이라며 “시리아는 새로운 충돌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이 8일 점령한 헤르몬산 정상은 1974년 시리아와 이스라엘 간 휴전 합의에 따라 설정된 골란고원 내 비무장 완충지대다. 이 완충지대를 감시하는 유엔 등 국제사회에선 이스라엘이 1974년 합의를 깼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스라엘 측은 아사드 전 시리아 대통령이 축출되면서 해당 협정이 무효가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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