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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북미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배터리의 핵심 부품인 분리막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ESS의 대용량화와 안전성 요구가 높아지고 있어서다. 업계에선 분리막의 성능을 강화하기 위한 세라믹 코팅과 나노소재 기술이 미래 ESS 산업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ESS 시장은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력망 안정화 요구가 맞물리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 조사 업체 마켓앤 마켓(Markets and Markets)에 따르면, 2022년 약 4억6000만달러였던 미국 배터리 분리막 시장은 연평균 15.7% 성장해 2028년 약 11억40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북미 ESS 시장이 고속 성장 중인 요인은 연방정부의 강력한 친환경 정책이 크다. 바이든 행정부는 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해 ESS를 재생에너지 확산의 필수 인프라로 보고 있으며, 대규모 투자와 보조금을 제공하고 있다.
전력망 안정화 수요가 커지고 있는 것도 또 하나의 요인이다. 태양광과 풍력발전 등 간헐적 재생에너지는 전력 공급의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ESS는 이러한 문제를 완화하기 위한 핵심 솔루션으로, 에너지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ESS 시장에서 분리막 중요도가 커지는 것은 안정성 문제가 가장 크다. ESS와 같은 대규모 배터리 시스템에서는 반복적인 충·방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로 인해 분리막이 손상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분리막은 배터리 내부에서 양극과 음극을 물리적으로 분리하고 이온 교환을 허용하는 부품으로, 배터리의 성능과 안전성을 좌우한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분리막 안전성 강화의 핵심 기술로 세라믹 코팅과 나노소재가 주목받고 있다. 먼저 세라믹 코팅 기술은 배터리 분리막 표면에 세라믹 물질을 입히는 공정으로, 열 안정성과 내구성을 크게 향상하는 역할을 한다.
구체적으로, 세라믹 코팅은 분리막 표면에 열 전도성이 뛰어난 세라믹 입자를 균일하게 분산시켜 코팅층을 형성한다. 이는 배터리 내부에서 열이 발생했을 때, 열을 분산시키고 분리막의 열 수축과 변형을 방지하는 데 효과적이다. 이에 따라 배터리가 과열로 인해 폭발하거나 화재로 이어질 위험성을 줄일 수 있다.
세라믹 코팅은 배터리의 기계적 강도도 강화한다. 배터리가 외부 충격을 받았을 때 분리막이 쉽게 손상되지 않도록 보호막 역할을 하며, 이온 전도성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전기적 저항을 최소화하는 설계가 적용된다.
나노소재 기술은 분리막의 두께를 최소화하면서도 기계적 강도와 이온 전도성을 극대화하는 데 중점을 둔 첨단 기술이다. 나노미터(㎚) 단위의 초미세 입자를 활용해 분리막에 균일하고 치밀한 구조를 형성한다.
이 구조는 이온이 분리막을 통과하는 경로를 최적화해 이온 전도성을 높이는 한편, 분리막의 두께를 줄여 에너지 밀도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도와 분리막의 미세 결함을 최소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기존 소재는 제조 과정에서 미세한 균열이나 결함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었지만, 나노소재를 사용하면 분리막 표면을 더 균일하고 매끄럽게 만들어 결함을 방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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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기술적 요구에 발맞춰 한국의 주요 분리막 제조업체들은 첨단 기술 개발과 생산 능력 강화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습식 분리막 기술과 세라믹 코팅 공정을 결합한 고성능 제품으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이미 글로벌 ESS 프로젝트에서 주요 공급사로 자리매김하며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세라믹 코팅 기술을 통해 고온 안정성을 높이고 내구성을 강화한 분리막을 개발해 ESS 배터리 시장의 까다로운 요구를 충족시키고 있다. 회사는 국내외 생산 거점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며 ESS와 전기차(EV)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WCP도 ESS 전용 분리막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WCP는 균일성과 내구성을 극대화한 습식 분리막을 선보이며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회사는 특히 나노소재 기술을 접목해 이온 전도성을 높이고, 충·방전 반복에도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는 고성능 분리막을 개발 중이다. 이를 통해 ESS를 비롯한 대형 배터리 응용 분야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으며, 주요 글로벌 ESS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공급망을 확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일본과 중국 업체들이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다. 일본 아사히카세이와 도레이는 첨단 세라믹 코팅 기술을 기반으로 ESS와 EV 시장에서 동시에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ESS는 재생에너지와 전력 안정화를 위한 필수 기술로 자리 잡고 있다"며, "분리막 기술은 ESS 시장 성공의 핵심 요인으로, 국내 기업들이 이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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