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분양 기다리는 단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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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성북구 삼선동에서 공급된 ‘창경궁롯데캐슬시그니처’ 견본주택에 방문객이 몰린 모습. (롯데건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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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어수선한 탄핵 정국에도 서울에서 분양된 아파트 단지 2곳은 청약 접수가 몰리며 무난히 ‘완판’에 성공했다. 대출 규제 속 정치적 혼란까지 더해져 매매 시장이 위축돼 있는데도 분양 시장은 타격이 덜한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12월 10일 서초구 방배동 ‘아크로리츠카운티’는 일반공급 71가구 모집에 3만4279명이 청약해 평균 482.8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날 특별공급 69가구 모집에 1만7349명이 접수한 걸 합치면 이 아파트에 총 5만1000여개의 청약통장이 몰린 셈이다.
그간 턱걸이로 1순위를 마감하는 단지가 많았던 강북에서도 다시 청약 열기가 뜨거워졌다. 올 하반기 강북 청약 최대어로 꼽혔던 노원구 월계동 ‘서울원아이파크’는 지난 11월 1순위 청약에서 평균 14.9 대 1의 경쟁률을, 이어 최근 공급된 삼선동 ‘창경궁롯데캐슬시그니처’도 평균 26.7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연초 주춤한 듯했던 청약 시장이 다시 뜨거워지는 것은 내년 신축 아파트 희소성이 더 높아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소위 ‘똘똘한 한 채’로 통하는 신축 선호 현상은 여전한 데 비해 공급은 여전히 부족해서다.
통계청에 따르면 최근 10년(2014~ 2023년)간 주택 인허가 실적이 가장 적었던 시기는 지난해(43만8744가구)였다. 올 1~10월 실적은 24만4777가구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30만2744가구)보다 19.1%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수도권과 지방을 나눠보면 각각 18.5%, 19.6%씩 감소했다. 당장 내년 전국 입주 물량은 올해보다 크게 감소할 예정인데 2~3년 뒤 공급을 가늠해볼 수 있는 인허가 실적마저 지난해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향후 신축 아파트의 희소성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마침 새해에도 분양을 계획 중인 우량 단지가 꽤 있다. 주로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등에서 정비사업으로 공급되는 1000가구 이상 대단지다. 강남 3구에서 나오는 분양 물량은 실거주 의무가 있지만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규제 지역이라 적잖은 시세 차익이 예상되는 곳들이다. 앞서 언급한 아크로리츠카운티 역시 전용 84㎡ 분양가가 20억~21억원대였는데, 인근 ‘방배그랑자이(2021년 입주)’ 전용 84㎡ 실거래가보다 8억원가량 저렴한 덕분에 청약이 흥행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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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서 분양한 ‘아크로리츠카운티’는 평균 482.8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할 정도로 청약자가 몰렸다. (DL이앤씨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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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츠카운티처럼 8억 로또 어디?
서초서 또 한 번 ‘로또 청약’ 예고
새해 분양 예정인 대표 단지로는 송파구 ‘잠실르엘’, 서초구 ‘아크로드서초’ ‘반포디에이치클래스트’ 등이 꼽힌다. 이들 단지는 치열한 경쟁 속 당첨 가점이 70~75점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송파구에서는 미성크로바를 재건축한 ‘잠실르엘’이 내년 상반기 일반분양을 앞두고 있다. 잠실르엘은 최고 35층, 13개동, 총 1865가구로 조성된다. 전용 84~145㎡ 중대형 면적은 모두 조합원에게 배정됐고 그보다 작은 소형 평형 213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으로 나올 예정이다. 3.3㎡당 평균 분양가는 5000만원 후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인근에서 지난 11월 분양한 ‘잠실래미안아이파크’의 3.3㎡당 분양가가 평균 5409만원이었다.
서초구 ‘반포디에이치클래스트(반포주공1·2·4주구 재건축)’도 청약 대기자가 많은 단지로 꼽힌다. 최고 35층, 50개동, 총 5002가구 규모에 달하는 초대형 단지다. 일반분양 물량은 2000가구가 넘을 것으로 보인다. 지하철 9호선 구반포역과 붙어 있는 초역세권 단지인 데다 4호선 동작역도 걸어서 10분 거리다. 교통, 학군, 편의시설 등이 모두 뛰어난 데다 한강뷰가 가능한 초대형 단지라 수요자 관심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디에이치클래스트에서 길 하나 건너면 반포3주구를 재건축하는 ‘래미안트리니원(총 2091가구)’ 역시 새해에는 분양 일정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분양은 전용 59㎡(456가구), 84㎡(49가구) 등 505가구 규모로 예상된다.
당초 올 하반기 분양이 예상됐던 신반포22차는 조합과 시공사가 분양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단지 규모는 2개동 총 160가구로 매우 작지만 3호선 잠원역뿐 아니라 한강과도 가까워 수요자 관심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신반포22차 조합은 일반분양가 3.3㎡당 1억원, 1억2000만원을 각각 전제로 한 조합원 분담금도 제시했는데 실제 분양가가 1억원을 돌파할지 주목된다.
서초 신동아아파트를 1161가구 단지로 재건축하는 ‘아크로드서초’도 내년 상반기 분양 시장에서 만날 수 있다. 강남역과 뱅뱅사거리 사이에 위치해 강남 업무지구까지 걸어서 접근할 수 있는 단지다. 앞서 서초신동아 재건축 조합은 아파트 최고 층수를 35층에서 39층으로 높이고 가구 수는 1340가구에서 1161가구로 179가구 줄이기로 했다. 일반분양 물량을 늘려 수익을 극대화하기보다 중대형 아파트 비중을 늘려 고급 단지 이미지를 구축한다는 취지였다. 임대주택 없이 재건축되며 입주는 2028년 예정이다.
당장 연말부터 청약에 도전하고 싶다면 서초구 방배동 ‘래미안원페를라(총 1097가구)’에서 일반분양이 예정돼 있다. 방배6구역을 재개발해 짓는 단지로 465가구가 일반분양으로 공급된다. 업계에 따르면 래미안원페를라의 분양가는 지난 8월 분양한 ‘디에이치방배’와 비슷한 3.3㎡당 6500만원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강북권에도 브랜드 아파트가 공급된다.
중랑구 상봉동에서는 과거 상봉터미널 부지를 복합주거단지로 재개발하는 ‘더샵퍼스트월드’가 분양 예정이다. 총 999가구 중 전용 39~118㎡ 800가구가 일반분양 예정이다. 아직 입주자모집공고가 나지 않아 정확한 분양가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인근에 2020년 준공한 면목동 ‘사가정센트럴아이파크’를 기준으로 분양가가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 사가정센트럴아이파크 전용 84㎡는 지난 12월 7일 11억9000만원(14층)에, 앞서 11월 10일에는 12억4500만원(5층)에 실거래된 바 있다.
강서구 등촌동에서는 등촌1구역 재건축을 통해 짓는 ‘힐스테이트등촌역’이 분양 시장에 나온다. 힐스테이트등촌역은 지하 5층~지상 최고 15층, 12개동, 총 543가구 규모로 지어진다. 이 중 조합원 물량과 임대주택을 제외한 전용 59~84㎡ 274가구가 일반에 분양된다. 비규제 지역으로 전매 제한 1년 외에는 거주 의무나 재당첨 제한이 없는 게 특징이다. 9호선 등촌역에서 아파트 단지까지 도보로 7~8분가량 걸리는 입지다.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 공항대로를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정다운 기자 jeong.dawo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89호 (2024.12.18~2024.12.2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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