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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8 (수)

[숨죽인 부동산-르포] 열기 주춤해진 1기 신도시…"사업 영향 없나" 촉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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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가 거래에도 관망세 확산…"정부 약속 후퇴할까 우려"

탈락단지 일부에서는 호가 하락도…"대출규제·불확실성에 지켜보자는 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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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마을 2단지 청구 아파트 전경. [사진=우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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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으로 관망세입니다. 매도인들도 물건을 거둬들여 내놓지 않고, 매수자들도 최근 가격이 너무 뛴 데다 정국 혼란으로 시장을 두고 보자는 상황이에요.”(성남시 분당구 수내동의 A 공인중개업소 대표)

대출 규제와 탄핵정국으로 촉발된 정치적 불확실성이 겹치며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아파트 시장이 빠르게 가라앉고 있는 분위기다. 재건축 선도지구로 지정되며 사업 기대감이 빠르게 상승했던 분당·일산 등 1기 신도시 내 일부 단지들에선 향후 정비사업 추진에 차질을 빚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7일 찾은 성남 분당구 수내동 양지마을 한양아파트에는 사업 기대감을 반영하듯 선도지구 지정을 축하하는 각 건설사들의 현수막들이 곳곳에 내걸려 있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7일 분당 1만948가구, 일산 8912가구, 중동 5957가구, 평촌 5460가구, 산본 4620가구 등 총 13개 구역, 3만6000가구를 1기 신도시 선도지구로 선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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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 분당구 양지마을 5단지(한양아파트) 전경. [사진=우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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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도지구 발표 후 선정 단지를 중심으로 신고가 거래가 나오는 등 가격 급등세도 한동안 이어졌다. 국토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한양아파트의 전용 48㎡ 매물은 이달 2일 전월 대비 1000만원 오르며 10억6000만원에 신고가를 새로 썼다. 현재 해당 평형대 매물은 단지 내 2개만 남은 상태로, 11억~11억원 중반대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다만 거래량 자체는 최근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다. 단지 인근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이미 발표 전부터 가격이 한번 급등하면서 매물은 많이 들어간 상태다. 발표 직후에는 매물 자체가 귀하다”며 “호가는 실거래가보다 3000~4000여 만원 높은데 물건을 찾는 사람은 최근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선도지구 지정 직후 최고조에 달했던 기대감도 가라앉은 모습이었다. 일부 주민들은 최근 탄핵 정국이 선도지구 사업 추진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세우고 있었다. 단지에서 만난 한 40대 주민은 “일단 지정이 됐으니 추진에 크게 영향이 있을까 싶다”면서도 “주민들 사이에서는 정부가 약속했던 조건들이 후퇴하거나 사업이 지연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특히 선도지구에서 제외된 단지들의 경우, 정부의 현행 재건축 정책 추진에 대한 주민들의 우려가 더욱 컸다. 선도지구에 탈락한 분당구 서현동 시범한양아파트 내 B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동의율은 주변에서 가장 높았기 때문에 다음 선정 때는 지정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민들 사이에서 있었는데 정국이 불안해지면서 다음 기회조차 사라진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며 “가격 자체가 급락하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추진 열기가 식으면서 선정 단지들보다 거래 위축 영향을 더 크게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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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 분당구 시범한양아파트 상가 내에 걸린 현수막. [사진=우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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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단지 내 전용 84㎡ 매물은 선도지구 발표 직전 16억7000만원까지 가격이 올랐지만, 이달 들어 호가는 매물 별로 5000만원 이상씩 하락한 가격에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선도지구로 지정된 경기 고양시 일산 일대 단지들 역시 가격 상승에도 거래는 줄었다는 게 현지 공인중개업소의 전언이다. 경기도 일산동구 백석동 백송마을 대림아파트 전용 58㎡의 경우 최근 4억1700만원에 손바뀜되며 한달 만에 실거래 가격이 2000만원 이상 상승했다.

백석동의 C 중개업소 관계자는 “연말 들어 매매가를 조금 더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강해서 지속 상승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주민들의 경우 이주대책 등 후속 절차 이행 여부가 가장 중요한데 정부 계획대로 추진되기 어렵지 않겠냐는 우려도 주민들 사이에 나온다”고 말했다.

아주경제=우주성 기자 wjs89@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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