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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7 (화)

그날 밤 윤석열, 최상목에 문건 ‘지시’…“계엄 예비비 확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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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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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죄 피의자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직전 열린 국무회의에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건넨 문건에 계엄군 사령부가 집행할 재정 자금을 확보하라는 취지의 내용이 적혀있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16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인대 기재부 차관보는 “(최 부총리가 국무회의에서 받은 문건 내용이) 계엄 관련해 예비비 등 관련 재정자금을 확보하라는 정도로 기억하고 있다”며 “대부분 재정 관련 이야기였다”고 밝혔다.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 직전 소집된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의 지시사항을 담은 문건이 최 부총리에게 전달된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최 부총리는 당시 국무회의에서 쪽지 형태의 문건을 읽지 않은 채 차관보에게 맡겼고 최근 수사기관(경찰)에 제출했다고 밝혔는데, 이날 문건의 구체적인 내용이 일부 공개된 것이다. 최 부총리는 이날 문건의 내용을 묻는 질의에 “비상계엄 선포에 반대 의견을 밝힌 상황이어서 문건의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지 않고 윤 차관보에게 바로 전달했다”는 취지 설명만 반복했다.



이에 야당은 계엄군사령부가 ‘군정’을 이어가기 위한 자금을 준비하라는 취지 아니었느냐고 지적했다. 계엄법 제9조 2항은 계엄군이 민간의 재산을 파괴하면 현금으로 보상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밖에도 계엄군사령부가 행정·사법 등 정부 기능을 관장하는 만큼 이에 따른 자금 집행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이같은 ‘통치 자금’을 준비하라는 취지 아니었겠느냐는 것이다. 이날 회의에서 황명선 민주당 의원은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계엄군을 예비비를 통해서 지원하라고 한 것 아니겠나”고 지적했다.



다만 최 부총리는 해당 문건은 ‘대통령 지시사항’이 아니라 ‘참고사항’일 뿐이었다고 항변했다. 그는 “대통령실 실무진이 ‘참고하라’고 준 문건으로 대통령 지시사항이 아니”라며 “당시에 경황도 없었고 제가 이미 계엄에 반대했기 때문에 자료에 대해 관심도 없고 열어볼 의사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최 부총리는 계엄 선포 후 불과 1시간여 만인 지난 3일 밤 11시40분에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를 주재한 구체 정황도 이날 공개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이 “신속한 대응으로 사전에 계엄을 알았던 것 아니냐는 보도도 나온다”고 지적하자, 최 부총리는 “3일 밤 9시40분에 대통령이 찾으니까 들어오라는 연락을 받고, 집에서 사복 차림으로 9시55분쯤 도착해 (계엄 관련) 상황을 알게됐다”며 “짧은 시간이지만 나름대로 반대 의견을 강하게 얘기했고, 중간에 ‘F4 회의’(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를 소집하고 거기서 나왔다”고 했다. 최 부총리는 “계엄 선포된 걸 인지한 순간 그 자리에서 전화로 (F4 회의를) 소집했다”고 말했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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