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에 시총 1위 영예 안긴 AI 열풍…"다음 왕좌는 AI 서비스 기업"
인간보다 똑똑한 초인공지능 출현 머지않아…LLM 넘어 LAM으로
AI를 통한 노동 생산성의 비약적 발전이라는 '금'을 캐기 위해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빅테크들은 이 시간에도 총성 없는 AI 전쟁에 임하고 있다.
1차 AI 전쟁의 승기는 AI 칩 대장주 엔비디아가 잡았다. 미 서부 개척 시대에 금을 캐는 곡괭이나 청바지를 판 기업들이 먼저 큰돈을 만졌던 것과 비슷한 양상이 재현된 것이다.
AI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학습하고 결과물을 추론하는 인프라의 기반, AI 반도체를 만드는 엔비디아는 AI 열풍에 올라타 지난 6월 19일 시가총액 3조3천315억달러(약 4천601조원)로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의 자리에 등극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인간과 같은 수준의 AGI, 5년이내 등장" |
AI 전쟁의 관전 포인트는 승자의 영예가 금을 캐는 도구 제작자에게 영원히 머물러 있지는 않을 것 같다는 점이다.
실제 금을 캐내는 역군, 즉 AI로 현실 노동력을 대체하고 부를 창출할 서비스를 개발하는 기업이 엔비디아를 밀어내고 다음 왕좌의 주인공이 될 것이란 전망이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우세하다.
물론 'AI 붐이 요란할 뿐 돈을 벌 능력은 없는 것 아니냐'는 증권가의 시선도 올해 내내 화두가 됐다.
하지만, 엔비디아를 포함해 미국 증시를 주도하는 7대 기술기업 '매그니피센트 7'(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엔비디아, 애플, 테슬라, 아마존, 메타)의 승승장구가 이어지며 AI 기술 수혜에 대한 시장의 의심은 확신으로 바뀌고 있다.
AI 붐이 2000년대 초반 광풍으로 다가왔던 닷컴 버블이 꺼진 것과 같은 결론으로 귀결될 것이란 예상도 여전하지만, 닷컴 버블 당시 개별 기업들이 겪었던 흥망성쇠의 양상이 각각 달랐을 뿐 인터넷으로 전 세계가 연결된 초연결 사회의 도래와 스마트폰 혁명이라는 과실을 인류가 땄다는 점에는 이론이 없다.
2000년 3월 단기간에 네트워크 장비 시장을 석권하면서 시총 1위에 올랐던 시스코 당시 최고경영자(CEO) 존 챔버스는 20여년 전과 지금은 몇 가지 유사점이 있지만, 혁신의 역동성이나 기회의 규모가 다르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지난 2년 동안 주가가 861% 급등하며 엔비디아의 증가율 722%를 넘어선 데이터센터 냉각 기술 기업 버티브 홀딩스의 사례처럼 AI 붐의 수혜기업이 엔비디아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기업에 널리 퍼진 점도 AI 열풍의 광범위성과 지속 가능성의 근거로 쓰인다.
이제 AI의 능력치에 대한 의심을 거두고 실제로 돈을 벌어줄 AI 서비스로 무장하고픈 빅테크들이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챗GPT 신화의 주인공 오픈AI는 월 200달러(약 28만원)짜리 고가의 챗봇 서비스를 내놓으며 수익화의 전면에 나섰다.
메타는 '라마 3.3 70B'처럼 구동이 가볍고 오픈 소스로 개방된 AI 언어모델 위주의 전략을 펴면서 AI 어시스턴트 시장의 지배자가 되려 하며, 아마존은 자체 개발 맞춤형 AI 칩을 최고의 하드웨어 기업 애플에 납품하며 더 이상 전자상거래 기업에 머물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이들 빅테크가 쏟아붓는 수십조원대 투자 덕에 방대한 데이터를 인공 신경망으로 구성해 추론 알고리즘으로 도출하는 거대언어모델(LLM)은 2년 새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변호사·의사보다 똑똑한 법률·의료 AI, 실제로 촬영한 영상과 실재감에서 뒤떨어지지 않는 영상 생성 AI가 앞다퉈 출시되고 있다.
이들 거대언어모델의 궁극적 발전의 끝엔 인간 수준의 지적 작업을 수행하는 '인공 일반 지능'(AGI), 나아가 인간보다 나은 수준의 효율적·창의적 활동이 가능한 '초(超)인공지능'(ASI)이 기다릴 것이란 예상도 더는 공상과학 소설 속 이야기가 아니다.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 구글 딥마인드 공동 창업자이자 AI 스타트업 인플렉션 전 CEO 무스타파 슐레이만 등은 AGI가 내년 또는 내후년에 출현할 수 있다는 놀라운 전망까지 내놨다.
올해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인공지능 대부' 제프리 힌턴 캐나다 토론토대 명예교수 역시 인류를 뛰어넘는 AI가 20년 이내에 나올 확률이 50% 이상이며, 이르면 5년 이후에 탄생할 수도 있다고 봤다.
데이터에 기반한 거대언어모델은 이제 그 발전상의 끝이 보이는 단계에 이르렀다는 이야기다.
이제 인공지능 기술 패권의 향배는 실제 세계에 기반해 물리 영역에서도 작동하는 거대행동모델(LAM)로 향하고 있다.
AI 기술 패권의 중요한 플레이어인 엔비디아 역시 생성형 AI 붐 다음 단계를 피지컬 AI라고 정의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등에 업은 테슬라는 완전자율주행(FSD)·로보택시 규제 완화를 통해 LAM 분야의 선두 주자 지위를 확고히 할 것으로 보이며 옵티머스 로봇 상용화로 인간의 육체적 노동까지 대체하려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일론 머스크 CEO |
'디지털 중국 2030 전략'을 세우고 AI 칩 자체 개발 및 양산, FSD(Full Self-Driving) 소프트웨어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중국 역시 '움직이는 AI'를 실세계에 도입하기 위해 BYD(비야디)·샤오미·화웨이 등 자국 기업들과 스마트카, 로봇 고도화에 심혈을 기울이는 중이다.
최근 LG AI연구원이 스스로 행동하는 액션 AI 연구를 바탕으로 내년 LAM 기반 AI 에이전트 개발에 나선다고 발표하는 등 국내 기업 가운데서도 LLM을 지나 LAM으로 진화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다만, 네이버·카카오, 통신 3사 등 국내 IT 업계가 AI 경쟁에 강한 의지를 나타내면서도 실제 계획하는 투자 규모는 미국과 중국이라는 양대 AI 강국에 훨씬 못 미치는 실정이어서 LAM 전 단계인 LLM에서조차 기술 격차를 따라잡기 쉽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csm@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