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가담한 군인들 줄줄이 구속···이상민 등 국무위원도 소환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707 특수임무단 등 부대를 국회에 투입한 곽종근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16일 오후 서울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등과 공모해 내란을 일으킨 혐의를 받는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과 이진우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관이 16일 구속됐다. 12·3 비상계엄 사태에서 주도적 역할을 한 사령관 3명이 모두 구속됐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이날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를 받는 곽 전 사령관과 이 전 사령관 구속영장이 군사법원에서 발부됐다고 밝혔다. 비상계엄 사건과 관련해 현역 군인이 구속된 것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을 포함해 3명이다.

곽 전 사령관은 윤 대통령,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여 전 사령관 등과 공모해 국헌을 문란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혐의 등을 받는다. 곽 전 사령관은 지난 10일 국회에 출석해 ‘국회·중앙선거관리위원회·더불어민주당 당사·여론조사 꽃 등을 확보하라’는 지시를 계엄 선포 이틀 전인 지난 1일 김 전 장관으로부터 받았다고 밝혔다. 곽 전 사령관은 그에 앞서 지난 6일엔 비상계엄 계획을 선포 직전에야 알았다는 취지로 발언해 거짓말 논란에 휩싸였다.

이 전 사령관은 계엄 당일 수방사 병력 200여명을 투입해 국회 봉쇄를 지시한 혐의 등을 받는다. 이 전 사령관은 검찰 조사에서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이 가까워오자 윤 대통령이 전화해 ‘왜 그걸 못 끌어내냐’고 화를 냈다”고 진술했다. 전날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은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계엄사령관)의 영장실질심사는 17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은 전날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을 긴급체포했지만 검찰이 긴급체포 승인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아 석방했다. 서울중앙지검은 “해당 긴급체포는 군사법원법의 재판권 규정 등에 위반되므로 경찰의 긴급체포 승인 건의에 대해 불승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이 긴급체포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은 민간인 신분이라는 이유로 긴급체포 승인 건의가 승인됐다. 경찰은 “수사권과 재판권은 구분돼 있다”며 “검찰 불승인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특수단은 이상민 전 장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 전 장관은 계엄 선포 당일인 지난 3일 국무위원 자격으로 국무회의에 참석해 계엄 선포에 동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전 장관은 당시 울산에서 일정을 소화하고 있었으나 행사 중 급하게 나와 상경했다. “윤 대통령으로부터 주요 인사를 싹 다 잡아들이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폭로한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도 전날 경찰에 출석해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특수단은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무회의 회의록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 참석한 국무위원을 대상으로 한 경찰 수사는 속도를 내고 있다. 특수단은 이날까지 조사한 국무위원이 총 7명이라고 밝혔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이 현재까지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에 구속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이날 검찰 조사를 거부했다. 계엄 선포 후 국회 통제에 가담한 혐의로 구속된 조지호 전 경찰청장은 암 투병으로 건강 상태가 악화하면서 지난 14일 서울 송파구 경찰병원 음압병실에 입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고희진 기자 gojin@kyunghyang.com, 전현진 기자 jjin2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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